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국내 금융지주회사가 신임 사외이사 추천을 완료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가운데 전직 금융지주 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이사진 재편에 이목이 쏠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손병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 추천했다. NH농협은행장과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한 손 전 회장은 현재 한국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도 국민은행의 모기업인 K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전직 은행장 출신 사외이사를 2명 보유하게 된다.
국민은행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손 후보자는 명망 있는 금융·경영·경제 분야 전문가로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었다고 판단된다"며 "책임감 있는 업무수행과 윤리성을 바탕으로 은행, 주주 및 금융소비자의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KB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3명과 중임 사외이사 3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5년 초과 연임이 제한되는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사외이사가 떠나고 그 자리에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를 추천했다. 임기는 2년이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규모를 12명에서 9명으로 축소했다. 이달 신한금융을 떠나는 사외이사 2명은 박안순 일본 대성상사 회장과 허용학 퍼스트브릿지스트래티지 대표다. 박 회장은 사외이사 임기 제한 6년을 모두 채웠다. 허 대표는 주요 활동 무대인 홍콩과 한국을 오가며 사외이사를 맡기엔 시간적·물리적 제약이 있다는 이유로 연임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지성배·윤수영 이사를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4년 임기를 마친 정찬형 이사는 1년 임기로 재추천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사외이사를 중임시키기로 결정했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백태승, 권숙교 이사의 자리에는 원숙연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 이준서 동국대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를 후보로 추천했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칼날 속… 사외이사 물갈이
금융지주가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준 이유는 정부와 당국이 나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주인 없는 기업은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친소 관계로 이사회에 장기 잔류하는 것은 문제"라고 언급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부통제·지배구조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금융권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새로운 진용이 구축됐다는 평가와 함께 까다로운 검증 절차에 사외이사의 몸값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금융권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보수는 약 6000만원에 달한다. 2021년 기준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총 45명의 보수는 평균 6485만원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이 평균 951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금융(7054만원), 하나금융(6391만원), 우리금융(5190만원), NH농협금융(4550만원) 등 순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사외이사가 1년에 약 300∼400시간 근무하는 점을 고려하면 시급은 20만원 수준"이라며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