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건강한 분변으로 사람을 치료… 마이크로바이옴 전성시대
②유도탄처럼 암세포만 골라 타격… ADC 뭐길래
③코로나로 유행 탄 mRNA, 모든 질병에 도전장
①건강한 분변으로 사람을 치료… 마이크로바이옴 전성시대
②유도탄처럼 암세포만 골라 타격… ADC 뭐길래
③코로나로 유행 탄 mRNA, 모든 질병에 도전장
마이크로바이옴은 '제2의 게놈'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미래 의학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자가면역질환, 역류성 식도염, 대장염,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 대부분의 질병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며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자들, 즉 미생물총(미생물 집단)을 의미한다. 몸무게 70㎏ 성인은 약 38조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이크로바이옴의 약 95%는 장에 존재하기 때문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인간의 분변을 연구하는 데서 시작됐다. 건강한 일반인의 대변을 활용한 대변이식술을 넘어 최근 김치·된장·젓갈과 같은 발효음식이나 피부·질 등에서 유래한 유산균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확보한 뒤 유전자조합 기술을 결합한 방식의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FDA, 5개월 만에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2개 승인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보우스트의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보우스트는 미국 바이오 기업 세레스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장염(CDI)의 치료제로 사실상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으로 평가받는다. CDI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균이 과잉 증식해 설사, 복통, 염증성 장질환 증상을 보이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는 질환이다.그동안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법은 건강한 일반인의 대변을 환자에 직접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약사 페링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CDI 치료제 레비요타가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며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레비요타는 건강한 일반인의 분변에서 채취한 미생물을 정제한 현탁액 150㎖를 직장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존 대변이식술과 유사한 치료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우스트는 대변에서 채취한 미생물로 제조하지만 정제 과정을 거쳐 먹을 수 있는 알약 형태로 개발됐다. 복용의 편의성은 물론 복용에 대한 거부감을 크게 낮췄다.
업계에서는 5개월 만에 기술적 완성도와 복용 편의성이 개선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승인됐다는 점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향한 주목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의 성장을 한층 촉진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이 2027년 14억6530만달러(1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절대 시장 규모는 크다고 하기 힘들지만 연평균 54% 이상씩 커지고 있는 유망 분야다.
K-바이오, 마이크로바이옴 개발 현황은
국내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놈앤컴퍼니와 CJ바이오사이언스 등은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을 통한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지놈앤컴퍼니는 건강한 일반인의 장에서 채취한 단일 유산균(락토코커스 락티스)을 활용해 경구(먹는) 제형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물질 GEN-001을 항암제로 개발 중이다. 지놈앤컴퍼니에 따르면 GEN-001은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세포들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항종양 기능을 가진 면역세포들의 반응을 활성화해 병용하는 면역항암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오는 8월부터 GEN-001과 글로벌 제약사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병용해 담도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국내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한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화이자의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와 병용요법으로 해 위암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국내 임상 2상도 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이밖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적응증으로 하는 SB-121, 난임을 적응증으로 하는 GEN-004, 아토피피부염·항암발진을 적응증으로 하는 GEN-501 등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물질로 보유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물질 CJRB-101를 고형암(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흑색종)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지난 1월 FDA로부터 CJRB-101와 키트루다를 병용한 임상 1/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고 올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같은 내용의 임상 1/2상 IND를 신청했다.
CJRB-101은 사람의 장에서 채취하지 않고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등재된 김치 유래 유산균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인체 투여에 대한 안전성이 높고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는 것보다 의약품 대량생산이 용이해 장기간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암 환자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암 조직 성장을 억제하는 대식세포(암세포나 비정상적인 단백질 등을 분해하는 면역세포) M1의 반응을 활성화하고 암 조직 성장을 촉진하는 대식세포 M2를 M1이 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해 면역활성을 증가시킨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RB-101 외에 염증성 장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물질 CLP105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