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 외부검증을 강화한다./그래픽=머니S DB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의 재무평가 방식을 또 한 번 뜯어고친다. 올해 도입한 IFRS17(새국제회계기준)으로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 산정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판단해 외부검증을 충실히 진행할 수 있도록 표준검증시간 도입 등 규제를 강화한다. 지난 5월 31일 보험사들의 손해율 가정기간 '최소 15년'으로 늘리는 등 계리적 가정 산출기준을 변경한지 15일 만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사 회의실에서 '보험사 책임준비금 외부검증 개선 공동작업반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올해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시행으로 책임준비금 산출방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그만큼 보험사 책임준비금에 대한 보험계리법인 등 외부검증의 중요성은 증대되고 있다.


IFRS17 체제에서 보험사는 보험부채를 계약 시점이 아니라 회계작성의 시점의 금리를 바탕으로 계산해야 한다. 고금리 상품 보유계약이 많은 보험사일수록 보험부채가 늘어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현재 시점의 가정과 위험을 반영한 기초율, 시장금리를 고려해야 하는 등 보험부채 측정 방안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2월부터 계리법인·회계법인·보험업계와 TF를 구성해 보험계리법인 등이 책임준비금 외부검증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자율규제 강화와 제도개선 등을 마련해 왔다.


우선 기존 회계기준(IFRS4)으로 작성된 외부검증 검증매뉴얼이 IFRS17 책임준비금에 활용하기에 부적합하다고 보고 검증매뉴얼을 전면 개편했다. 해당 검증매뉴얼은 ▲가정 적정성 ▲책임준비금 적정성 ▲이익잉여금내 준비금 적정성 검증 등 140여 페이지 규모로 구성됐다. 검증 최소시간인 표준검증시간을 마련해 과도한 비용 할인을 통한 형식적인 검증을 방지하고 외부검증 품질을 제고하기로 했다.

그동안 책임준비금 외부검증은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 업무이지만 회계감사 등에 비해 인력투입 시간이 적고 보수가 낮아 외부검증 품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었다. 첫 검증이 이뤄지는 올해에는 ▲자산1조원 이하 회사 2400시간 ▲자산 20조원 이상 회사는 4600시간 등의 표준검증시간이 적용될 계획이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우수한 계리법인을 구할 수 있도록 ▲매출액 ▲인력의 질적·양적 규모 ▲검증업무 수행 적정성 등 19개의 지표로 구성된 검증품질 핵심지표를 마련하고, 외부검증업무를 수행하는 계리법인별로 매년 핵심지표를 공시할 예정이다.

검증기관 간 협의체도 구성한다. 2021년 외부검증제도 도입으로 보험사 책임준비금에 대한 검증 주체가 회계법인과 계리법인으로 확대됐으나, 회계?계리법인 간 협의체가 없어 이슈 사항에 대한 논의가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보험사 책임준비금 관련 상호 협의를 유도하기 위해 계리법인?회계법인?보험회사 간 검증협의체 운영 모범사례를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차수환 금감원 부원장보는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책임준비금이 충분히 적립되지 않아 건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마련한 개선방안을 토대로 계리법인 등이 보다 객관적이고 실효성있는 방식으로 책임준비금을 검증할 수 있도록 보험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