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기준 메드팩토의 현금성 자산은 223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메드팩토

항암 신약 개발 기업 메드팩토의 현금성 자산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매출을 내는 사업이 없고 올해 말이면 수백억원씩 집행되는 연구개발(R&D)비로 인해 유동성 자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위기에 처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메드팩토의 현금성 자산은 223억원이다. 보유한 순수 현금(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억원과 단기금융상품 199억원, 기타채권 2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4분기 995억원이던 현금성 자산은 3개월 만에 약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메드팩토의 현금이 급격하게 줄어든 원인은 채무 부담이다. 메드팩토는 2021년 1월 에이스수성신기술투자조합12호(에이스수성)를 대상으로 700억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당시 주당 10만1908원의 전환가액으로 발행했지만 주가 하락으로 두 번의 리픽싱을 거치면서 주당 7만1336원까지 떨어졌다. 전환가액보다 메드팩토의 주가가 약 3분의 1수준으로 밑돌자 에이스수성은 조기상환을 요구했고 메드팩토는 지난 1월 전액 현금 상환했다.

지난해 메드팩토의 연구개발비는 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엔 61억원을 집행했다. 1분기 수준의 R&D 비용이 유지될 경우 연간 약 240억원이 소요되고 이는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뛰어넘는다.

메드팩토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항암 신약 백토서팁이다. 혈액암과 고형암 치료제 백토서팁은 지난 3월 기준 미국과 한국에서 12건의 임상 1상과 2상이 진행되고 있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건 대장암 대상으로 개발 중인 임상이다. 메드팩토는 상반기 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투여하는 백토서팁 글로벌 대장암 임상 3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골육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백토서팁 단독요법에 대한 임상 1·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중이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첫 환자 투약을 완료하며 본격적으로 임상을 개시했다.

이와 함께 백토서팁 외에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는 공동개발과 기술이전도 추진하고 있다. 올 들어 메드팩토는 JP모건, 바이오 유럽 스프링, 바이오 USA 2023에 참가하면서 비지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진행 중인 임상시험이 많은 만큼 빠듯한 자금 사정은 메드팩토로선 부담이다. 올해는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데 목적을 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행보를 보였다. 공격성 섬유종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국내 임상 2상을 자진 철회했다. 임상 단계가 높고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대장암과 췌장암에 치료제로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말 한때 14만원까지 치솟던 메드팩토의 주가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2만350원이다. 주가 하락은 주주의 손실뿐 아니라 기업 가치 역시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R&D를 위한추가적인 대규모 자금 조달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보유한 현금으로 올해 말까지는 연구개발비 투자에 무리가 없다"며 "(기업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