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 기준금리 동결에도… 4%대 정기예금 재등장
② 다시 열린 연 4%시대...저축은행 연 4.5% 예금도 속속
③ 예금금리 오른다 좋아했는데… 대출금리 더 올라 영끌족 '울상'
① 기준금리 동결에도… 4%대 정기예금 재등장
② 다시 열린 연 4%시대...저축은행 연 4.5% 예금도 속속
③ 예금금리 오른다 좋아했는데… 대출금리 더 올라 영끌족 '울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 1월 기준금리를 3.50%까지 끌어올린 이후 4차례 연속 동결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5% 선을 웃돌았던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올 2월 기준금리(연 3.5%)보다 낮아지더니 7월 들어서는 4%대 상품이 재등장하고 있다.
최근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등 규제 정상화에 따른 자금조달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은 4%대 정기예금을 다시 내놓으며 수신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4%대 예금 속속 내놓는 은행권
국내 19개 은행이 은행연합회에 금리를 공시한 1년만기 정기예금 38개 가운데 최고금리가 연 4% 이상인 상품은 지난 25일 기준 4개로 집계됐다.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의 1년 만기 금리가 최고 연 4.2%로 가장 높았다.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 예금'과 '헤이(Hey)정기예금' 금리가 각각 연 4.02%, 4.0%로 그 뒤를 이었고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도 최고 연 4.0%의 금리를 제공 중이다.
불과 약 3개월 전인 지난 5월1일까지만 해도 은행권 38개 정기예금 가운데 연 4%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 예금'이 유일했다. 당시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금리는 3.90%로 약 3개월 만에 0.3%포인트 치솟은 것이다.
같은 기간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과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0.25%포인트씩 올랐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도 지난 25일 기준 연 3.67~3.85%로 연 4%에 육박하고 있다.
은행 별로 보면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3.85%,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 3.73%,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3.70%, KB국민은행의 'KB 스타(Star) 정기예금' 3.67% 등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월1일 기준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가 3.40~3.60%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 3개월만에 금리 하단이 0.27%포인트 오른 것이다.
기준금리 밑돌던 예금금리, 4%대 재진입
앞서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13일 기준 4.85~5.18%로 연 5%시대를 열은 바 있다. 당시 한국은행이 사상 첫 두번째 빅스텝(10월12일)을 밟자 주요 은행들은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3∼1%포인트 상향 조정한 결과였다.하지만 올 1월20일 해당 금리는 3.67~3.95%로 떨어지며 2개월만에 4%대 금리가 자취를 감췄다. 한국은행은 1월13일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했지만 시장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예금금리 인상 경쟁 자제령으로 떨어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대출금리가 급등해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커지자 은행에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신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가 지난해 11월 역대 최대인 4.345%까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이후 은행 예금금리는 빠르게 하락하면서 급기야 5월에는 기준금리를 밑도는 이례적 현상도 보였다.
정기예금 금리 왜 갑자기 반등했나
하지만 7월 들어 4%대 은행 정기예금이 하나씩 재등장하며 약 3개월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은행채 금리가 오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완화됐던 은행권의 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 규제가 7월부터 정상화되자 은행들이 시중자금을 흡수해 수신을 끌어올려야 할 유인이 생겨서다.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주로 은행채 1년물 금리를 반영해 책정된다. 금융투자협회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4월14일 기준 3.521%에서 지난 10일 3.970%까지 올랐다.
한은 금통위가 올 2·4·5·7월 4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예금금리도 상승세를 탄 것이다. 이처럼 은행채 금리가 오른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인한 채궈시장 불안으로 은행채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이 그동안 완화했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예대율 등 유동성 규제를 이달부터 강화하고 있는 점도 예금금리를 끌어올린 유인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때 85%까지 낮췄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비율을 7월부터 올해 말까지 95%까지 끌어올리고 단계적 정상화에 나설 구상이다. LCR은 향후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예금·국공채 등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을 말하는 국제결제은행(BIS) 규제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은행들이 적극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도록 2020년 4월부터 LCR 의무준수비율을 기존 100%에서 85%로 완화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등 자금시장 경색으로 105%까지 올렸던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 역시 올 7월부터 100%로 정상화했다.
규제 준수를 위해 자금확보가 시급해진 은행들은 4%대 정기예금을 내놓으며 수신금리 인상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시중자금은 5대은행으로 급격히 몰리는 추세다. 지난 24일 기준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873조4499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1조916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초 은행채 금리가 4%에 가까운 수준으로 치솟고 예대율 규제가 100%로 강화되면서 4%대 정기예금은 늘어날 전망"이라며 "다만 작년 11월처럼 5%대 정기예금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