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000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총책 A씨(가운데)가 30일 오전 필리핀에서 인천공항으로 강제 송환됐다. (자료=경찰청)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필리핀 마닐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도박사이트를 만들어 총 1조30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해 온 조직 총책이 필리핀에서 강제 송환됐다. 2년 전 검거 당시 필리핀 현지 호화저택에서 생활하며 마이바흐 등 최고급차 10대를 보유한 것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검거 이후에도 한국으로 송환을 피하고자 허위 사건을 접수하는 등 각종 꼼수를 쓰며 버텨왔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날(30일)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A씨(44)를 강제송환 했다.

A씨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축구, 야구 등 스포츠 경기 결과를 두고 돈을 거는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도박개장)를 받는다. 현행법상 면허가 없는 사람이 도박장을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다.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국정원과 함께 2년여간 수사·추적한 끝에 2021년 9월 필리핀 현지에서 A씨를 검거했다. 당시 A씨는 필리핀 연예인 등이 다수 거주하는 최고급 리조트에 머무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거주지에서 마이바흐 등 최고급 승용차 10대와 명품 가방, 골프용품 등도 발견됐다. 이후 A씨는 약 2년간 필리핀 이민국 외국인보호소에서 수용 생활을 해왔다.



필리핀 형사사법체계를 잘 알고 있던 A씨는 현지 형사사건이 진행될 경우 재판이 종결되기 전까지는 한국으로 추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허위의 사건을 현지 수사기관에 접수, 2년여간 국내 송환을 회피해 왔다.

경찰청은 A씨의 이런 동향을 파악한 후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을 통해 필리핀 법무부 측에 이들의 수법을 전달하며 조기 송환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7월부터는 필리핀 법무부 측과 매주 실무회의를 열었다.

양국 간 공조로 지난 18일 A씨에 대한 필리핀 법무부의 추방 결정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경찰이 송환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자 A씨는 또다시 허위 사건을 현지 수사기관에 접수했다.

이에 경찰청 호송팀이 필리핀에 입국했음에도 필리핀 법무부 측은 A씨를 추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런 사실을 보고받은 이상화 대사는 필리핀 법무부 측에 송환 협조를 강력하게 요청했고 강제송환 예정 시간 5시간 전에야 극적으로 추방이 최종 결정됐다.

한편 경찰청은 A씨 송환 추진과 함께 해당 범죄조직의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한 공조와 수사도 지속해 왔다. 최초 국제공조를 시작한 2020년부터 현재까지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조직원 20명 중 16명을 국내로 송환했고 국내 조직원 177명 중 166명을 검거, 사실상 범죄조직을 와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