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기존 소형 편의점 중심 출점 전략에서 벗어나 휴식과 식사 기능을 결합한 '목적형 매장' 확대에 나섰다. 상품 구매를 위해 잠시 들르는 공간을 넘어 방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체류형 점포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편의점 업계의 경쟁이 점포 수 확대에서 매장 생산성과 공간 활용력 강화로 옮겨가는 가운데 새로운 출점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U는 최근 폐주유소를 활용한 도시재생형 편의점 'CU Re:fuel'을 선보였다. 1호점인 소흘IC점은 경기 포천시에서 의정부와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길목에 위치한다. 약 130평 규모 부지에 2층 매장을 조성했으며, 2층에는 리클라이너 휴게 공간과 즉석 라면 조리 공간을 마련했다. 셀프 계산대(POS)도 도입해 차량 이용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초기 성과는 긍정적이다. 소흘IC점은 개점 후 2주 동안 객단가가 인근 일반 점포보다 약 20% 높게 나타났다. 매출 역시 일반 점포 평균을 웃돌았다. 즉석식품과 음료 판매가 늘면서 체류형 소비가 확대됐고, 차량 이용객뿐 아니라 도보 고객 유입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주유소 활용은 입지와 시설을 적극 활용해 출점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주유소 부지는 대로변에 위치해 차량 진출입이 편리하고 넓은 주차 공간을 확보한 경우가 많다. 외곽 상권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이유다. CU는 소흘IC점 조성 과정에서 KCC와 협업해 외부 도색과 내부 인테리어를 진행하며 기존 주유소 시설을 편의점 공간으로 전환했다.
이 같은 시도가 가능해진 배경에는 전국적인 주유소 감소세가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영업 주유소 수는 2019년 1만1499곳에서 올해 6월 1만528곳으로 971곳 감소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연료 소비 구조 변화로 영업을 중단하는 주유소가 늘면서 유휴 부지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의 출점 전략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점포 수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매장당 매출과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특화 점포 개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U는 폐주유소처럼 넓은 부지를 활용해 편의점과 휴게·식음 기능을 결합하면 기존 소형 점포와 차별화된 소비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재생형 점포'라는 이름 역시 폐업 시설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지역 소비 공간으로 되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목적형 매장은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잠시 들르는 기존 편의점과는 성격이 다르다. 식사와 휴식, 쇼핑 등을 위해 일부러 찾는 공간에 가깝다. 고속도로 진입로와 같은 차량 이동이 많은 지역에서는 넓은 주차 공간과 체류 시설을 갖춘 매장 자체가 방문 이유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지역 상권 활성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존 출점 방식이 주변 상권의 유동 인구를 흡수하는 구조였다면 목적형 매장은 외부 고객을 끌어들여 새로운 소비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다. 방문객 증가가 인근 상권 소비로 이어질 경우 상권 잠식이 아닌 상권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편의점 시장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면서 매장 형태를 다양화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폐주유소처럼 넓은 공간에 편의점과 식음·휴게 기능을 결합하면 방문 자체가 목적이 되는 목적형 매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을 끌어들이는 목적형 매장이 늘어나면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는 역할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U는 앞으로 폐주유소에 한정하지 않고 활용 가치가 높은 다양한 유휴시설을 도시재생형 점포 후보지로 검토할 계획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폐주유소의 입지와 시설을 활용해 유휴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모델"이라며 "상권과 입지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점포 모델을 지속 발굴해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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