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53.42포인트(2.20%) 오른 2486.67에 장을 마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조원이 넘는 몸값을 자랑하며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파두 주가가 3개월 만에 폭락했다. 파두는 상장 당시 기업가치 약 1조5000억원(공모가 3만1000원 기준)으로 주목받았지만 지난 15일 기준 시가총액은 9480억원으로 급감했다.

투자자들은 '뻥튀기 상장' 의혹을 제기했고 법무법인 한누리는 상장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예고했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실적 부진 논란에 기업공개(IPO)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파두와 파두의 IPO 주관 증권사를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제기한 파두의 의혹 핵심은 파두가 IPO를 진행하면서 2분기와 3분기 매출을 투자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파두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올해 연간 매출액 자체 추정치로 1202억원을 제시했다. 실제 매출액은 2분기(4∼6월) 5900만원, 3분기(7∼9월) 3억2000만원에 그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80억원에 불과하다.

파두가 자체적으로 추정한 경영실적을 기재한 증권신고서는 지난 6월30일 금융당국에 제출됐다. 7월13일 한차례 정정을 거쳤지만 추정 매출액은 그대로다.


이지효 파두 대표이사는 지난 7월24일 진행된 IPO 기자간담회에서 "기술특례 상장이기 때문에 자랑할 만큼의 매출과 이익을 내진 않았지만 고객을 확보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3년 뒤 매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송성현 한누리 변호사는 "일종의 허위 공시로 파두 주식을 취득했다가 공모가 3만1000원 이하로 매도해 손실을 봤거나 현재 파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피해 주주를 모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턱 낮춘 특례상장 제도… 부실 상장 우려 커져

금융감독원이 파두 사태와 관련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조사하면서 규제 완화에 대한 책임을 주관사에 묻는 상황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 제도는 혁신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지원하는 제도다.

금융위는 상장 활성화와 자금 조달 지원을 위해 지난 7월 기술특례상장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2개의 기술평가(복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첨단·전략기술 기업이 1개의 기술평가(단수평가)만 받아도 인정하는 방식이다.

또한 기술성, 사업성 이외의 사유로 상장에 실패한 기업이 6개월 내 상장에 재도전하는 경우 '신속심사 제도(패스트트랙)'를 적용하기로 했고 특례를 받는 대상도 확대했다.

문제는 규제 완화에 따라 기술특례상장이 급증하며 부실상장 우려도 커지는 점이다. 최근 5년간(2019년1월~2023년 8월) 코스닥에 상장한 기술성장기업(스팩 상장 제외) 중 현재 주가가 상장 당시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은 71곳(54.61%)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관사가 기업실사 및 거래소 소통을 맡아 진행하지만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실적 부진을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완화한 규제의 책임을 업계에 물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파두 사태에 특례상장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례상장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춘 책임은 금융당국에도 있다"며 "기술특례상장 제도보완 대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