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도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장자가 233곳 중 12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 상장사 A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인기 테마 업종 사업에 진출한다고 언론에 홍보하고 정관 사업 목적에도 추가했다. 단기에 주가가 상승하자 최대주주와 관련 투자자들은 전환사채(CB) 전환 및 주식 매도를 통해 대규모 차익을 실현했다. 회사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 지분을 인수했던 관련 회사의 지분을 수개월내 전량 매각했으며 해당 사업을 더 이상 영위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금융감독원이 상장사 대주주가 보여주기식 신사업 추진을 발표하고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나온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들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사업 추진 현황 실태 분석 관련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조사국은 부정거래 혐의 의심 기업을 일부 발견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추가 불공정거래 연계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업 추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것처럼 투자자를 기망하고 부당이득을 챙기는 행위 등은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중대 위법 행위"라며 "관련 부서가 적극 공조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3 사업연도 반기보고서에서 ▲메타버스 ▲가상화폐·대체불가토큰(NFT)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 ▲신재생에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7개 테마 업종을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한 상장사 233곳이 점검대상인데 현재까지 관련 사업 추진 현황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된 상장사는 129곳(55.4%)이다.

금융감독원 점검 결과 이들 129개 상장사 중 신사업 추진 발표 전·후 과정에서 유상증자나 CB 발행을 통해 외부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74%(95곳)에 이른다.

평균 496억원(평균 4회)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상장사 전체 평균 254억원(평균 0.9회)의 2배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이들이 실제 사업을 추진하지 않으면서도 신사업 추진 명목으로 자금 조달 후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사적 유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신사업 발표 회사의 주가 급등 시기, 매매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상매매 정황이 발견되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들 기업이 관리종목 지정 해지, 상장폐지 모면 등을 위해 부적절한 회계처리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회계감리국은 이들 기업의 자산의 손상 인식 여부를 확인하고 조달한 자금과 관련한 회계처리 적정성을 위주로 심사를 수행하고 필요하면 감시 전환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신규 사업 미추진 기업 중 14곳에 대해 회계처리 적정성을 집중 점검하는 것은 물론 회계분식 위험 요소를 고려해 4곳을 심사 대상으로 추가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