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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美 S&P 500 지수, 사상 최초로 종가 5000선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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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제공

작성일

2024.02.10 | 06: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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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이란이 이스라엘로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불발탄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서안지구에 추락한 모습. 아무런 전략적 이득도 확보하지 못한 채 인명과 물질적, 전략적 손실만 남긴 미국-이란 전쟁을 상징하는 모습이다. /로이터=뉴스

[시대&VIEW]미국-이란 106일 전쟁이 주는 7가지 교훈

지난 2월 28일 시작됐던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14일(현지 시각)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인공지능(AI) 이용 참수작전으로 시작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106일 동안 세계를 뒤흔든 이번 전쟁이 주는 군사적·전략적·외교적 교훈은 무엇일까.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C)·후버연구소·전쟁연구소(ISW) 등 싱크탱크와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알자지라를 비롯한 글로벌 미디어의 분석을 바탕으로 이번 전쟁의 군사적·전략적 교훈을 새겨본다.미국과 이란 양측은 14일 군사작전의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통항 재개 등 '전쟁을 끝내기 위한 기본 합의'의 타결만 발표했다.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의 서명식은 19일에 열기로 했다. 미국 설명에 따르면 MOU에는 이란이 핵무기 영구 포기와 핵 프로그램 해체 및 핵물질 폐기에 동의하고, 미국은 그 이행성과에 맞춰 해외동결자산과 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MOU 서명식 뒤 양국은 60일 동안 적대 행위를 중단한 상태에서 영구 종전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본협상을 한다. '2차 외교전쟁'이 남아있지만, 14일의 합의로 일단 총성은 멎었다. 2026년 이란 전쟁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전쟁은 손쉬운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막강한 재래식 군사력을 앞세워 2월 28일 이란을 기습 공격했다. AI를 이용한 표적 감시 시스템을 이용해 개전 첫날 이란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지도부를 표적 살해했다. 하지만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지정학적 전술로 106일을 버텼다. 결국 미국이 군사적으로 이란을 점령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민주화를 외쳤던 이란 청년들의 바람에 호응하지 못했고, 인권을 억압하는 이란의 신정체제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미국은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군사력을 전개했지만, 중동 분쟁의 불씨 역할을 해왔던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가자지구의 하마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등 이란 대리 세력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미국이 이번 합의로 중동 헤게모니를 이란과 분할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이번 전쟁의 교훈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하이테크 의존 전쟁의 한계성이다. 미국은 인공지능(AI)·위성·정찰위성 등을 통해 이란의 군사적·전략적 목표물 1만 개 이상의 위치를 특정해 정밀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의 고위 군사·정치 지도자 상당수를 무력화하기도 했지만, 전쟁을 뜻대로 이끌지는 못했다. 하이테크의 전투 목표 달성 능력은 탁월했지만, 전쟁의 압도적인 승리로 이끄는 건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둘째, 참수 공격의 한계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 AI를 이용한 감시와 목표설정을 통한 정밀타격으로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지도부 제거에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경악한 러시아 보안당국은 신호정보 누설을 우려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경호를 위한 CCTV 시스템을 일시 중단하고 보안과 보호 시스템을 재정비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란은 지도부를 잃고도 전쟁을 계속했다. 최고지도자나 시아파 사제단보다 더욱 강경한 반미·반이스라엘 자세의 혁명수비대로 권력이 옮아갔다는 평가도 있다. 참수 작전을 통한 지도부 제거가 체제나 전쟁 의지의 붕괴가 아닌 항전 지도부의 강경화를 부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셋째, 전략적 요충지의 취약성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과거 이란-이라크전(1980~1988)과 이란-미국의 핵갈등(2000년대~2010년대) 당시에도 막히지 않았지만 이번 전쟁에서 이란 측에 의해 최초로 봉쇄돼 유가폭등을 유발하면서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비강대국이 비대칭 전력만으로도 글로벌 에너지 흐름과 해상무역을 효과적으로 방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항모강습단을 동원한 미 해군도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 사건은 호르무즈를 포함해 바브엘만데브·말라카 해협, 수에즈·파나마 운하 등 글로벌 해상 운송로의 길목에 위치한 조임목(choke point: 요충지·병목지점)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줬다. 넷째, 내부 회복력의 중요성이다. 재래식 전력이 미국보다 한참 떨어지는 이란은 초기에 상당한 군사적 타격을 입었으나, 지리적 이점과 거대한 지하시설, 무기 생산능력, 감시와 처벌 체제 가동을 통한 체제 결속력 강화로 외부의 강력한 군사 압박을 견뎌냈다. 권위주의 통치와 억압체제를 유지하는 이란의 생존력을 보여준 사례다.다섯째, 장기 소모전이 지속될 경우 전쟁 지속을 위해선 보급, 방산능력, 동맹지원의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보여줬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 무기재고의 신속 소진으로 작전 지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냉전 이후 서방의 방위산업에선 필요분 납품 뒤 생산라인 중단을 통한 비용절감이 일상화됐다. 그 결과 탄약이나 소모성 무기의 소진에 대한 신속 대응능력이 제한됐다. 미국이 처음엔 개전을 통보하지도 않았던 동맹국에 나중에 참전과 지원을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섯째, 드론·미사일 등 저가 비대칭 전력의 압도적 사용과 그 효과다. 중요한 건 이란의 이러한 드론·미사일 능력이 이란 단독으로 이룬 게 아니라 북한·러시아·중국 등 반미연대 국가들 간의 오랜 기술적·군사적·경제적·정치적 교류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설계·제조 기술과 원료, 표적 설정 노하우 등은 상호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이번 전쟁에서 항공전력이 턱없이 부족한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을 대량생산한 저가의 드론·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의 압도적인 물량 작전으로 대항했다. 그 결과 미국·이스라엘의 경제적·작전적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방공망도 일부 뚫렸다. 미군 기지가 있는 중동내 친미국가도 표적으로 삼아 미국의 정치적·군사적 부담을 극대화했다. 이란의 저가 드론·미사일을 고가의 정밀 요격미사일로 막아야 했던 미국·이스라엘 및 중동내 친미 국가들은 전투를 벌일수록 재정적·물류적으로 위기에 몰리게 됐다. 일곱째, 강대국 리더십의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우주·정보·항공·해군 등 우세한 전력만 믿고 정확한 목표도 설정하지 않고, 개전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동맹국이 소외됐다. 나토와 동아시아 동맹국의 협력을 구하지도, 제때 통보하지도 않았다. 깜짝쇼 시도이자 동맹무시다. 이와 더불어 3월 23일부터 "이란과 곧 종전 합의"를 최소 37차례 반복하며 미국민은 물론 전 세계를 혼란스럽게 했던 '트럼프식 미디어 쇼'의 한계도 드러났다. 미국-이란 전쟁의 교훈은 전 세계의 모든 외교·국방 문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르침을 준다. 가장 핵심은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전력이 우월해도 무력을 앞세워 다른 나라에 외부의 의지를 강제할 수는 없다. 특히 이번 전쟁은 재래식 군사력이 아무리 압도적인 상대가 공격해와도 21세기의 '로우테크 공개 기술'을 잘 활용하면 버틸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2026년 중동에서 벌어진 이 전쟁이 전 세계에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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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정부 관계자들이 보유세, 양도소득세제 개편을 잇따라 시사했다. 반도체, 증시 호황으로 급증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집값을 자극하는 걸 막겠다는 취지다. 사진은 21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세제 개편 관련 안내문. / 사진=뉴스

[사설]'재정 고삐' 얘기않고 증세로 집값 잡겠다는 정부

수도권 집값을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가 가시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보유세가 서구 선진국보다 낮다고 했고,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SNS에 올린 글에서 부동산세제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도체, 증시 호황으로 급증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드는 걸 막으려면 부동산 증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 집중된다면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했다. 임광현 국세청장도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필요성을 언급했다. 7월 말 정부가 내놓을 세제개편안에 '초고가 1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 임대 사업자 양도세 특혜 축소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정책 당국자들이 부동산 세제개편을 강조하는 건 수도권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다.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71주 연속 올랐고, 월세도 36개월 연속 상승했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식으로 번 돈, 반도체 기업의 억대 성과급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돼 매매·전세·월세의 '트리플 강세'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넘치는 유동성이 집값을 흔드는 일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노무현 정부 때 수도권 2기 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 10개 혁신도시 개발이 함께 진행되면서 5년간 약 100조 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렸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로 2021, 2022년 한 해 30조 원 안팎이 보상금으로 지급됐다. 이렇게 풀린 돈은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정책과 맞물려 수도권 집값은 물론이고, 서울의 '똘똘한 아파트 한 채' 값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올해 정부 본예산은 작년보다 54조7000억 원 늘어난 '슈퍼 확장 예산'이다. 26조2000억 원의 '전쟁 추경'이 추가돼 올해 예정된 정부 지출만 753조 원으로 늘었다. 반도체, 증시 호황의 영향으로 수십 조 원의 세금이 더 걷힐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지방선거 과정에서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을 비롯해 전국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에 약속한 재정 투자 계획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시중에 더 풀릴 가능성이 높다. 김 정책실장은 넘치는 유동성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시점을 놓고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며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드는 경향을 반복해 왔다"고 했다. 정부가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면 부동산 세제를 손보기 전에 확장적 재정이 유동성을 더 늘리는 건 아닌지, 이미 닥쳐온 인플레이션 시대에 재정의 고삐부터 죄어야 하는 건 아닌지를 냉정하게 점검해보는 게 순서일 것이다.

시대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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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군 장병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서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뉴스

[시대광장/이상언]대리투표가 합법인 나라를 아십니까?

2012년 봄 런던 세인트판크라스 기차역에서 대학 선배와 조우했다. 나는 파리행 유로스타를 타려고 갔고, 프랑스에서 유학하다 정착해 사업가가 된 그는 일 때문에 영국에 왔다고 했다. 다음 날 치러질 프랑스 대통령 선거 취재 출장 길에 오른 나는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사회당 열성 지지자가 투표 안 하면 어떡해요?" 그러자 그는 "투표는 동네 친구한테 부탁했어"라고 답했다. 내 표정에서 '이해 안 됨'을 알아차린 그가 "대리투표 제도라는 게 있어. 가족이나 이웃에게 위임장만 써 주면 돼"라고 설명했다.'내 표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민주사회에서 가능한 일인가? 서구 민주주의의 한 축인 프랑스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의문이 솟구쳤다. 나는 "부탁 받은 친구가 올랑드(사회당 대선 후보) 말고 다른 데 찍을 수도 있잖아요?"라고 물었다. 그는 빙긋이 웃으며 "그러니까 믿을 만한 사람에게 부탁을 하지. 배신해도 알 수는 없지만"이라고 대답했다.작은 충격이었다. 유럽 특파원으로 프랑스에서도 2년 동안 산 적이 있는데 대리투표(위임투표) 제도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한국에서 자라면서 선거의 4대 원칙(보통·평등·직접·비밀)을 외우고 또 외웠다. 대리투표는 언감생심,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그런데 멀쩡한 나라에서 버젓이 시행되고 있었다. 다음 날 프랑스 투표소 앞에서 달랑 종이 한 장짜리 투표 위임장을 들고 온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출장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와 알아보니 영국에서도 프랑스와 비슷한 대리투표제가 운영되고 있었다. 유럽에선 특이한 것도 아니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에도 있었다.프랑스 대리투표제는 약 100년의 역사를 지녔다. 출장·여행·입원 등으로 투표 날에 동네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유권자를 위한 것이다. 과거에는 한 사람이 두 명까지 대리할 수 있었으나 2022년부터 한 사람(해외 체류자 대리 경우는 두 명까지)으로 제한됐다. 투표구가 다른 인척이나 친구에게도 위임할 수 있는데, 투표는 대리를 맡긴 사람의 지역으로 가서 해야 한다.대리투표제 도입을 주장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투표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에 지금의 한국인들이 동의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모르지 않는다. 당장 매수 위험, 권력 관계에 따른 부정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에서 요양원 거주자 집단 위임, 가족 간 억지 위탁 등의 문제가 있었다. 처벌 강화 등의 대응책이 나왔지만 일탈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리투표제를 소개하는 이유는 선거일에 투표하기 어려운 유권자를 위한 제도가 오로지 사전투표만은 아니라고 말하기 위해서다.6·3 지방선거 진상규명위원장(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임명)을 맡았던 조현욱 변호사에게 21일 연락했다. 그는 앞서 19일 열린 진상조사 결과 발표 회견에서 사전투표 제도 유지 여부를 판단할 "공론화"를 언급했다. 그는 통화에서 "국민의 불신이 너무 커서 토론의 장을 열어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사전투표 투표지 보관과 이송 등의 과정은 엄정히 잘 이뤄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쌓여가고 그 중심에 사전투표가 있어 존치 여부를 숙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몹시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사전투표 신뢰 회복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내친김에 고위 법관 출신의 현직 중앙선관위원에게도 사전투표 존속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솔직히 말해 사전투표 관리에 선관위의 힘이 부치는 것은 사실이다. 과부담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불신 때문에 사전투표에 더욱 신경을 쓰다보니 본투표에서도 실수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익명을 부탁했다.한국은 2012년에 사전투표제를 도입했다. 지금의 여권인 민주통합당에서 주도했다. 한국의 뛰어난 행정(전산) 능력 덕에 통합선거인명부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로 직장이나 학교 근처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됐다. 투표율이 올랐다. 그러나 5일 동안의 투표함 관리, 우편 발송, 별도 개표 등의 복잡한 과정이 수반됐다. 실수, 의혹, 음모론이 꼬리를 물고 재생산됐다.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의 후보자 사퇴로 '사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투표를 미리 하고 선거일은 보통 휴일처럼 보내는 문화가 퍼졌다.사전투표제 안착의 핵심 조건은 사회 신뢰 자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공동체의 국가 시스템에 대한 믿음은 높지 않다. 한국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말 발표한 사회조사 결과에서 "우리 사회를 신뢰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54.6%에 그쳤다. 반면 한국인의 정치적 민감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현실을 바탕에 깔고 사전투표의 효용성과 역효과를 진지하게 따져 보자. 우편투표(독일에서 활성화), 투표 시간 연장 등의 대안도 있다.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52.7%의 응답자가 사전투표 폐지에 찬성(44.2% 반대)했다. 언제나 옳은 제도는 별로 없다.

정유신의 스타트업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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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AI디지털경제금융포럼 회장

[정유신의 스타트업스토리]기술과 인재를 사들이는 시대, 글로벌 M&A의 판이 바뀌고 있다

최근 글로벌 M&A 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3년간(2022~2025년) 글로벌 벤처투자 금액이 연평균 -25%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과는 뚜렷한 대조여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Bain & Company에 따르면 2025년 M&A 규모는 4조 8000억 달러(6500조원)로 전년 대비 36% 급증해, 202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건당 평균 금액도 약 9400만 달러(1300억원)로 2022년 대비 30% 이상 커지면서, 대형화 추세가 뚜렷해졌다.이번 M&A 사이클은 이전 M&A와 내용·형식 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과거 M&A가 피인수 기업의 지분과 지배권을 통째로 매입하는 기업 인수 방식이라면, 최근 M&A는 기술·인력만 인수하는 방식(Acqui-hiring)이 두드러진다. 부실 자산이나 껍데기는 배제하고, 핵심 기술(IP)과 개발 엔지니어만 사들이는 거래 방식이다. 법적으로는 기업 간 자산 양수도 계약 형태를 띠지만, 핵심 인력의 고용 승계와 이적 보상금(Retention Bonus)을 계약 조건으로 묶는 패키지형 M&A다.배경은 뭔가. 첫째는 '기술 패권 경쟁에 따른 시간 압박'이다. 자체 연구개발(R&D)로는 폭발적인 기술 발전(예 : 인공지능)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자, 검증된 팀을 통째로 흡수해 시차를 없애려는 인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둘째, 유니콘의 '거품 제거'도 한 요인이다. 벤처투자 침체로 자금난에 빠진 유니콘들의 몸값이 낮아지면서(Down-valuation), 대기업들의 매수가 활발해지고 있다. 셋째, 규제당국의 독과점 규제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통째로 M&A해선 기업 결합 승인이 어려워지자, 알짜 IP와 핵심 인재 조직만을 골라 담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지역별로는 단연 미국이 1위다. 대형 M&A의 70%를 주도하며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고, 유럽·중동·아프리카(EMEA)가 20%로 2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약 10% 수준이다.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이 주춤한 사이,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기술과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단 얘기다.분야별로는 정보기술(IT) 및 소프트웨어 M&A(2025년 1조 달러)가 핵심이다. 가장 뜨거운 AI 외에도 최근 AI 자율화에 따른 보안 위협인 이른바 미토스 쇼크(Mythos Shock)로 급부상한 사이버 보안, 차세대 모빌리티의 두뇌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떠오르는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 등이 핵심이다. 알파벳의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위즈 인수(320억달러), 팔로알토 네트웍스의 사이버아크 인수(250억달러), 메타의 스케일 AI 지분투자와 인력 M&A(143억달러) 등이 단적인 예다.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 첫째, 스타트업 생태계에 '새로운 회수(Exit) 방식'이 안착하고 있다. 투자자금을 IPO보다 빨리 회수할 수 있어 모험자본의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평가다. 둘째, 인재와 기술의 생산적 재배치 효과다. 자금난에 몰린 우수 엔지니어들이 빅테크의 풍부한 인프라와 결합함으로써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셋째, 중견기업들의 구조 개선 효과다. 자금은 있지만 과거 수익모델에 머물러 있던 전통 중견기업들이 기술·인재 인수를 통해 고부가가치 테크기업으로 체질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인력 중심 인수는 통합 후 핵심 인재의 재이탈 가능성이나, 자산 인수 형식을 빌린 독과점 규제 우회라는 부작용도 함께 안고 있어 정책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앞으로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 빅테크들이 AI와 보안 인프라 등 인수에 연간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겠다고 공언한 만큼, 기술·인재 인수 M&A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시사점은 뭔가. 그동안 국내 벤처 생태계는 지나치게 상장(IPO)이라는 좁은 통로에만 매몰되어 있었다.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우리로서는 IPO 외에 M&A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책당국은 M&A펀드 확대, 법인세 감면, 독과점 규정의 탄력적 적용 등 M&A 활성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역시 사내 유보금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술혁명 시대엔 사내 R&D 중심의 오가닉(Organic) 성장만으로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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