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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참 나쁘다" "밥그릇 때문에 어떻게 환자를 버릴 수 있냐" "직업윤리 의식도 없는 것 같다"
대한민국 의료계는 의사를 향한 비판으로 도배됐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사직에 따라 의료 공백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은 악화하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기자가 만난 필수의료 분야 교수들은 같이 밥 먹기 싫어질 정도로 밥을 빨리 먹었다. 피 묻은 옷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직 때는 한밤에도 1~2시간에 한 번씩 깨서 환자 상태를 체크했다.
근무하면서 대단한 대우를 받는 것도 아니다. 병원에서는 "실적 올려라", 보호자는 "환자 살려내라", 환자는 "과잉진료 아니냐" 등 압박과 비난을 받거나 소송을 당한다. 그렇다고 병원 밖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집과 차에, 적당한 가격대의 식사까지, 누가 봐도 일반 직장인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가끔 가족과 외식하면 물가가 많이 올라 30만원이나 썼다며 투덜거렸다.
퇴근 후에도 퇴근한 것이 아니었다. 환자 상태가 나빠지거나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다시 병원으로 달려가 환자를 돌봤다. 이를 위해 되도록 병원 근처에서 일정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도 환자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자랑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지금 병원에 없다.
정부가 지난달 6일 2025년부터 의대 증원을 2000명 확대하겠다고 했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등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의대 2000명 증원은 정말 필요한 것일까. 한국 의사 수가 정말 부족했다면 의료 접근성은 매우 떨어졌을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의사 밀도가 세 번째로 높은 편이다.
지난 23년 동안 청소년은 400만명 감소한 반면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2900명 증가했다. '소아과 뺑뺑이'가 왜 발생하는지 잘 들여다봐야 한다.
사실 필수의료 문제는 의사 수가 부족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수가에 있다. 필수의료에 대한 수가를 올려주고 전문의 채용 비율을 늘리는 방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의대 증원 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가 고수하는 2000명 의대 증원의 핵심은 수도권 지역에 올라서고 있는 6600병상의 대형병원에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에 병원도 아닌 '의료복합타운'으로 800병상에 의료바이오 산학연구실, 오피스텔, 메디텔 등이 포함된 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총사업비만 2조4000억원으로 2029년 개원 예정이다. 의사 공급 측면에서 전공의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역의료를 살리겠다고 하고 수도권에 필요한 의료인력을 충원하려는 목적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물론 의료 공백의 아이러니에 중증 및 응급환자는 상급병원에서 담당하고 경증 환자는 2차 의료기관 등 종합병원에서 맡으면서 건강한 의료체계로 발전한 점도 있다.
정부가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강하게 몰아 세우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등을 돌렸다. 이제는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 마저 사직을 예고했다.
이대로라면 정부의 비상진료대책은 기능을 상실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이 보게 될 것이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환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실제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체계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냉정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