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별 의과대학 정원 배분을 확정 발표한 가운데 22일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으로 텅 비어 있다.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정부가 대학별 의과대학 정원 배분을 확정 발표한 가운데 22일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으로 텅 비어 있다.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정부가 비수도권 의대에 정원 증원분 82%를 배정한 가운데 정작 학생을 가르칠 '기초의학' 교수가 부족해 의학 교육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34개 의과대학 교수 현황을 바탕으로 추산한 2030년 기초의학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호남권이 36.8명으로 가장 많았다.


강원권 33.2명, 제주권 31.6명, 영남권 24.7명, 충청권 24.1명 순으로 뒤를 이었고, 수도권은 15.8명으로 가장 적었다.

비수도권 의대엔 교육 질 하락을 막기 위한 교수진 확보가 숙제로 떠오른 셈이다.

의료·교육계에 따르면 의대 본과생 1·2학년은 실습 전까지 해부학·생리학·병리학·유전학·생물물리학·면역학 등 인체의 구조와 기능, 질병의 원인과 관련된 기초의학을 배운다.


이후 진단과 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임상의학을 배운다. 임상의학에는 내과, 외과, 신경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 '의료법'이 규정한 26개 전문과목이 포함된다.

기초의학은 임상의학의 토대가 되는 학문이지만 전공자가 임상의학 교수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현장에선 비수도권 의대가 기초의학 교수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수도권 A 사립대학 의대 학장은 '교수 구하기'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증원 전 교수 1인당 학생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기초의학 교수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많을수록 의학 교육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의대 교수'를 확충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기초의학 교수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비수도권의 B 의대 학장은 "기초의학 전공 교수를 더 뽑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다른 분야 전공 교수를 뽑아 그에 맞는 트레이닝을 해야 할 것"이라며 "10년은 의학교육이 파행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학 비전공자라도 비수도권 대학으로 오도록 유인하려면 높은 급여를 제시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의대 정원 증원은)정부가 추진한 정책이니 사립대학에도 인력풀 확보나 급여를 마련하기 위한 재정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내년도 입학생이 예과를 거쳐 본과로 진입하기까지 2년 반의 시간이 남아있어 이 기간 내로 교원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국립대 의대를 대상으로 필요 교원과 시설 등 인프라 수요를 조사해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사립대는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사학진흥기금 융자를 확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