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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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홍유진 서상혁 기자 = # A 씨는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식 멘토 박문호'라는 사람을 만났다. 주식 공부를 알려주겠다는 박 씨의 말에 그가 운영하는 채팅방에 참여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실제로 그가 언급한 주식이 올랐고, 개별 포트폴리오도 관리해줬다고 한다. 이렇게 신뢰감을 형성한 A 씨는 박 씨가 코인 리딩을 해주겠다는 말에 거래소에 가입했다.

악몽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코인 거래소에 돈을 입금했지만 박 씨는 이런저런 핑계로 출금을 미루다 결국 잠적했다. A 씨는 그제야 해당 거래소가 유명 해외 거래소를 똑같이 베껴 만든 피싱 사이트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처럼 최근 가짜 가상자산 거래소를 미끼로 한 투자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투자에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 가짜 코인 거래소로 유인하는 방식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분당경찰서, 용인동부경찰서, 부산사하경찰서, 부천원미경찰서, 일산동부경찰서, 군포경찰서, 인천 논현경찰서, 대구달성경찰서, 인천 미추홀경찰서 등에는 동일한 인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고소장이 다수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10여 명, 피해 금액은 6억 3000만 원에 달한다.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도 있는 데다, 추가 범행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기 조직은 주로 SNS를 통해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오픈채팅방 등에서 주식 동향과 추천 종목을 알려주면서 신뢰를 쌓았다. 사기범은 종국에 "코인이라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주식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며 특정 거래소에 가입을 유도했다.

처음에는 소액이었지만 실제로 수익을 돌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들은 점점 더 큰 금액을 투자하도록 유인했고 결국 피해자들이 거액을 입금하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출금을 미루다 잠적했다.

가짜 사이트는 유명 해외 거래소를 그대로 본떠 만들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속아 넘어가기 쉽다. 사기범은 "저작권료 400만 원을 지불하고 선물 포지션을 사 왔다. 많은 분이 함께해야 한다"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여러 사람이 참여할수록 자신도 이득을 보는 구조라는 것이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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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들 조직이 이름만 바꿔가며 똑같은 수법으로 활개 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4일 기준 오픈채팅방에서 동일한 주소의 가짜 거래소를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피해자 측은 "같은 사람 소행이더라도 실제 피해자가 발생해야만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며 "피해가 뻔히 예상되는데 막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호소했다.

수법은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이들 조직은 수차례 채팅방을 옮겨 다니고, '바람잡이' 계정까지 동원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가짜 거래소로 유인하기 직전의 텔레그램 방에는 3명뿐이었는데 사실 그중 2명은 바람잡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피해 사례가 급증하자 최근 금융감독원은 가짜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내렸다. 타인으로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을 권유받았을 때 해당 거래소가 법적으로 신고된 곳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식 투자를 빙자해 가짜 거래소로 코인 거래를 유도하는 방식은 최근 사기업자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반드시 경찰 등 수사기관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