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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증된 해부용 시신(카데바)을 의대 간 공유하고 부족하다면 수입도 고려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사후 의대에 시신 기증을 서약한 가족들이 '고귀한 뜻으로 기증된 시신을 마치 도구로 보는 발언'이라며 항의문을 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출신 맹호영씨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맹호영 외 5명' 명의로 항의문을 게시했다. 이들은 "본인 혹은 부모님 몸을 사후에 연세대 의대에서 연구·교육 목적으로 사용하기를 서약한 사람들"이라며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발언을 지나칠 수 없어 항의문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1년에 기증되는 카데바 수는 약 1200구 정도다. 실제 의대에서 활용되고 있는 카데바 수는 약 800구 정도이며 약 400구가 남아 다른 학교에 (남은 카데바) 공유하고 부족하면 수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부 실습에 사용되는 시신 기증은 본인이 생전 기증 의사를 밝히고 원하는 의료기관을 지정해 이뤄진다. 가족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시체는 의대생과 전공의 임상 교수 등의 연구와 교육에 쓰인다.
맹씨는 "박 차관을 포함한 정책 연구원들은 시신을 이용하는 연구 과정을 설명이라도 들어 봤냐"며 분노했다.
그는 "(정책 연구원들은) 시신 처리와 해부학 교육 준비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시신이 남는다'는 발언은 대중에게 오해를 사는 표현이다"라고 지적했다. 기증된 시신이 의과대학 교육용으로 활용되려면 거의 반년간의 방부 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맹씨는 "해부학은 의대생이 생명에 대한 존중과 두려움을 배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물건의 재고처럼 '남는' 혹은 '공유'라는 표현은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카데바가 부족하면 수입하겠다는 정부에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가진 특성을 배울 기회를 저버리고 단순히 수가 부족해 '수입'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실망스럽다. 이런 분들(정책 연구원들)이 과연 의학교육과 수련 정책에 얼마나 신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암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의대 2000명 증원은 카데바뿐만 아니라 해부학 교수도 부족해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맹씨는 "기증된 시신이 부족한 학교들이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신 기증자와 가족에게 감사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귀한 뜻으로 기증된 시신을 마치 도구로 보는 듯한 표현을 하는 사람은 의학 정책에 관여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