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악성민원으로부터 공무원 보호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도봉구청 민원실에서 진행되는 악성민원 대응 경찰합동 모의훈련. /사진=뉴시스(도봉구 제공)
지자체가 악성민원으로부터 공무원 보호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도봉구청 민원실에서 진행되는 악성민원 대응 경찰합동 모의훈련. /사진=뉴시스(도봉구 제공)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각 지자체가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섰다.

28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도봉구는 최근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구청 홈페이지와 직원 배치도 내 이름과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이른바 '좌표 찍기' 등 전화 민원이나 개인 신상털이 등을 막기 위해서다.


강동구는 폭언·폭행 등에 무방비로 노출된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비명 소리 등 음성만으로 112 상황실에 신고할 수 있는 '음성 인식 비명 감지' 시스템을 6개 동주민센터에 도입했다. 민원인의 위법 행위를 담을 수 있는 '공무원증 케이스형 녹음기'와 '보디캠'도 직원들에게 보급했다.

영등포구는 일반 민원과 악성 민원을 분리해 악성 민원인을 전담 관리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고성·소란 등 업무방해 행위와 지속 폭언·욕설 등 위법행위에 대해 팀장·과장(동장) 등 경험 많은 베테랑 관리자가 직접 대응하는 것이다.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면담 거부나 퇴거 조치를 취하고 필요시 경찰의 협조를 요청하는 등 관리자급 직원이 나서게 된다.

직원들이 민원 현장에서 발생하는 돌발상황에 당황하지 않도록 모의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성북구는 지난 23일 구청 통합민원실에서 성북경찰서 안암지구대 경찰관과 구청 안전요원 등 4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악성 민원 대비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인감 증명서 위임을 발급하러 온 민원인이 폭언하며 물품을 파손하는 상황을 가정해 실시했다. 향후 관내 20개 동주민센터도 관할 경찰서와 연계해 합동 모의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중구는 감정노동 고위험군에 속하는 민원 담당 직원과 사회복지 공무원을 우선적으로 '예방적 마음 건강 검진'을 실시한다.

상담센터나 병원에서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 불안, 무기력증 등이 있는지 검사를 받고 비용을 신청하면 직원 1인당 20만원 이내에서 진료비를 실비로 지원한다. 검사 결과 치료가 필요한 직원에게는 전문 상담을 연계하고 힐링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양천구도 악성 민원에 따른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전날 '악성민원 대응 교육'을 실시했다. 30년간 공직생활을 한 전문가가 악성민원의 현실적 대응을 위한 준비와 마음가짐, 악성 민원 단계별 대응요령 등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악성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 발생 시 관용 없이 대처해 공직자를 적극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