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금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진행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임한별(머니S)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금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진행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임한별(머니S)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늘(23일)도 11차례 연속 현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올 1분기 깜짝 성장에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은 금통위는 23일 오전 본관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연다. 이날 회의에선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번 회의에는 금통위원 중 매파로 분류되는 조윤제 위원과 서영경 위원의 퇴임 이후 새로 임명된 이수형, 김종화 위원이 처음으로 참여한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차례 연속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11차례 연속 동결 전망" 우세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는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11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1일 발표한 '6월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채권 보유 운용 관련 종사자(64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8%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 외국은행연합회 초청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다면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은은 연준보다 일찌감치 금리를 내리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2%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 역전 차가 더 확대되면 1360원대로 내려앉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커진다.

여전히 높은 물가… 2% 안착 장담 어려워

무엇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2%)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3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지만 수입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43.68(원화 기준·2020년=100)로 전월보다 3.9%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1월(147.92)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이 10.6%나 올라 물가 상승률 2%대 안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증가세 여전, 깜짝 성장에 금리 인하 명분도 약해져

특히 가계부채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부었다.

2개월 연속 감소했던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 4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3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서둘러 낮춘다'는 명분도 약해졌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1.3%를 기록, 시장 전망치(0.5~0.6%)를 크게 웃돌았다. 즉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해야 할 명분도 줄어든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 딜레이(지연) ▲예상보다 좋은 경기지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와 환율 변동성 확대를 근거로 "4월 통방 때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4월 통방이 5월 통방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 10월로 지목했다. 노무라 그룹의 로버트 슈바라만 박사도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