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 뉴스1 임세영 기자 |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20여년 검사 생활을 마감하는 차장검사가 "검찰의 수사 기능은 권한이 아니라 의무"라며 후배 검사들에게 신속한 사건 해결을 당부해 눈길을 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주현 서울고검 검사(사법연수원 31기·차장검사급)는 지난 10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의 글에서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기보다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수사해 신속히 종결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찰의 역할"이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 추진을 예고한 것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수사 지연에 대한 내부의 반성도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법조계에서는 검수완박 이후 사건 처리가 지연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과부하가 걸린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넘기고, 검찰은 다시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경향이 생겼다는 것이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평균 사건처리 기간은 2020년 55.6일에서 지난해 63일로 늘었으나 올해 3월 기준 61.4일로 줄었다.
박 차장검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지연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수사 능력이 뛰어난 검사가 직접 보완해 신속하게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규정 개정으로 검사의 보완수사 범위가 넓어졌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59조)은 "검사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보완수사 요구가 만연해지면서 사건 처리가 늦어지는 것은 법조계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내달 안으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을 당론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검찰청 폐지와 별도의 공소청 신설, 또는 검찰 수사권을 국가수사본부 등에 넘기는 방안이 골자다.
이를 두고 추가적인 사법 시스템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경 모두에 과부하한 수사 부담이 누적되면 사건 당사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한 비검찰 출신 변호사는 "사건이 누적되면서 수사 담당자들도 상세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결국 대다수 국민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