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우리의 주름살이 커지는 건 피할 수 없을 겁니다. 트럼프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가장 큰 지금, 우리의 수혜와 피해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에서 이뤄진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정책들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완화될 가능성이 높고 영향력도 달라질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정책들을 보다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한국이 봐야할 것은 수출환경의 변화와 신규 수요 창출"이라 강조했다. "정책적으로 놓고 보면 한국의 수출환경은 지금보다 불리해질 것"이라면서도 "글로벌에서 같이 경쟁하는 기업들보다 훨씬 더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가능성들에 주목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의 자국 제조업 보호 정책은 국내 기업들에게 불리한 사업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이사는 "바이든이 보조금이라는 당근을 줬다면 트럼프는 관세라는 채찍을 사용해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을 세우게 강제할 것"이라며 "(한국기업들은) 결국 관세 인상으로 인한 손해를 감수할 것이냐 미국에 공장을 세울 것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양쪽 다 한국에게 불리한 선택"이라 했다. 다만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가진 기업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미국에 없는' 방산·원자력·조선 뜬다… AI는 소외될 가능성 높아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산업으로는 방산과 원자력, 조선을 꼽혔다.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변화의 측면에서는 방산이, 신규 수요 창출의 측면에서는 조선과 원자력, 우주산업 등이 긍정적일 것이라 전망했다. 이 이사는 "미국이 약하거나 미국에 없는 산업들의 경우 2차적으로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방산은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 변화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이 이사는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국방비와 NATO 방위비를 동맹국에 전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안보위협이 높아진 현재 상황에서 방위비를 줄일 수 없는 유럽국가들이 '가성비'좋은 한국 방산업체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방위산업의 경우) 미국은 헤비급 무기체계, 한국은 미들급 무기체계가 중심이기 때문에 시장도 겹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에너지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LNG선과 같은 선박들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인데 이를 중국에 수주할 가능성은 적다"며 "조선처럼 미국에 없는 산업들의 경우 관세를 올린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우리가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무엇보다 원자력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미국은 원자력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다"며 "SMR 등에서 기술 우위를 가진 한국이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I 산업에 관해서는 한국의 경쟁력 부족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이 이사는 "트럼프는 AI 규제를 완화하고 전기료를 낮추겠다고 했다"며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시사했다"면서 "AI반도체 등 AI와 관련한 밸류체인들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에는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 같은 기업이 없다"고 지적했다.
기존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했던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산업들은 정책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는 관세인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2차전지는 IRA 등 정책보다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입장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관련해 이 이사는 "AI 반도체는 확실히 유망하지만 레거시 반도체는 AI가 B2C까지 확대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레거시 반도체는) 새로운 수요 창출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휴대폰, 노트북 등을 최신 기기로 바꿔야 할 정도로 AI가 빠르게 소비자들에게 퍼질 것인지를 지켜봐야할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