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청사 전경.
의왕시청사 전경.

욕설 진실공방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김성제 의왕시장과 시의회가 이번에는 보훈수당 인상폭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의왕시의회에서 지난 1일 통과한 보훈수당 10만원 인상안을 담은 조례수정안에 대해 김 시장이 시 재정 부담을 이유로 재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27일 의왕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지난 26일 '보훈수당 인상 시 재정여건 고려해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시의회의 조례수정안에 대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는 이번 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다시 5만원 인상 조례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재정 규모가 30위(재정 자립도 35.5%)인 여건을 고려하면 이번 시의회의 인상안은 시 재정 부담을 크게 가중시키는 규모"라며 유감을 표했다. 지난 10월 시는 국가유공자 보수수당 등을 1인당 매월 5만원씩 인상하는 '의왕시 국가보훈대상자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을 제출했다.

시는 "조례 개정안의 보훈수당 인상률은 전년 대비 41~50% 수준으로 파격적"이라며 "매년 9억8800만원의 예산을 지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의회가 의결한 수정조례안을 적용하면 시 조례안의 두 배인 19억7700만원을 예산을 매년 배정해야 한다. 현재 의왕시에는 국가보훈대상자가 1700여명 거주하고 있으며 매월 10만원에서 12만원 정도의 보훈 수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시의회의 파격적 인상에 대해 시는 "매번 예산 심의 때마다 시의 재정 여건을 이유로 크고 작은 사업예산을 삭감하는데 앞장서 온 일부 야당 시의원들이 이번엔 보훈수당을 큰 폭으로 인상하려 하고 있다"며 "벌써부터 선거를 염두에 두고 시와 보훈단체 간의 편가르기 의도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수정안을 대표 발의한 한채훈 시의원은 김 시장의 거부권 행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의왕시장의 재의요구 결정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태"라고 비난하며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의왕시 보훈가족에게 대신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의 재의요구 결정으로 의왕시의 보훈 예우 운운은 말뿐으로 민낮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한 의원은 "사실상 거부권인 재의요구 전에 이미 편성이 확정된 2025년도 본예산안에는 보훈수당에 대한 인상분을 아예 책정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5만원이라도 인상할 의지가 있었다면 인상 몫을 반영해 편성했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는 "지난 10월 의회에서 시의 개정안을 수정 발의하면서 조례 개정이 무산됐다"며 "수당 인상 조례안이 공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의대로 예산을 편성할 수가 없어 본예산안에 해당 금액을 책정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당초 시가 의회에 제출한 조례안에는 보훈수당을 5만원씩 인상하는 안이 들어있었으나 한채훈, 서창수, 김태흥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현호 무소속의원 4명이 10만원을 인상하는 수정안을 제출해 월 10만원에서 20만원을 지급하는 조례가 통과됐다. 현재 의왕시의회 시의원은 총 7명으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3명으로 의석수가 같다.

최근 한채훈 시의원은 김성제 시장이 지난 1일 임시회 직후 본회의장 복도에서 욕설을 했다면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시장이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욕설 논란은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이번 보훈수당 인상폭을 놓고 또다시 충돌하면서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