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 속에 수차례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던 '반도체특별법'이 끝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 분야에 대한 재정·행정적 지원의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조항(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제외됐다.
국회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재석 206인 중 찬성 199인, 기권 7인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운 '1호 공약'으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총 8건의 법안을 합쳐 위원회 대안으로 마련한 것이다.
반도체특별법은 여야가 쟁점이던 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예외 조항을 일단 보류한 채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지난해 12월4일 소관 상임위인 국회 산중위를 통과했다. 같은 달 10일 법제사법위원회 문턱도 넘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처리를 강행하고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면서 본회의 상정이 세차례 불발됐다.
이날 처리된 반도체특별법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전략산업으로 부상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력·용수·도로망 등 기반시설과 보조금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근거도 마련했다.
법안에 따르면 대통령 소속 국가반도체위원회가 설치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반도체 업계에 대한 행정·재정·기술 지원을 수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 5년마다 반도체 산업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반도체 산업 관련 기금 조성 근거도 담겼고 중소·중견기업에는 R&D를 위한 전문인력 지원이 가능해진다.
반도체 업계는 법안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이 빠진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반도체특별법이 통과된 데 대해 업계는 전반적으로 환영하고 있다"면서도 "R&D 일정이 촉박한 현장 특성상 근로시간 규제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 조항에 대해서는 별도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