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속속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사진=머니투데이

증권사 실적 시즌이 본격 개막했다. 대형사는 '1조 클럽'에 속속 합류하고 중소형 증권사는 흑자 전환과 실적 반등에 성공하는 등 업계 전반에 회복 신호가 감지된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5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 합산 전망치는 약 6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은 지난 3분기 이미 순이익 1조를 달성한 데 이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연간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도 4분기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4분기 순이익은 36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의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4% 증가한 2727억원, 삼성증권은 57.3% 늘은 2162억원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3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도 반등 흐름을 확인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이 1조31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50.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7.7% 성장한 1조4206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증권은 연결 기준 잠정 실적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2%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4.2% 늘어난 1조3768억원을 달성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회복세를 나타냈다. SK증권은 순이익 326억원으로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올투자증권도 지난해 순이익 42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교보증권은 순이익 154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도 연간 순이익 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0%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코스피 5000 종가 세레모니. /사진=김창성 기자

업계는 이번 실적 개선이 단기 반등이 아닌 증시 구조 변화와 맞물린 흐름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가 5200선을 돌파하며 강세장을 이어져 거래대금과 투자자 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이 빠르게 회복됐다.

해외 주식 거래 증가와 환율 변동성 확대는 트레이딩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고,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연금·ISA 등 절세상품 중심의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 여기에 부동산 PF 충당금 부담 완화와 채권 평가손실 정상화도 실적 회복을 뒷받침했다.

향후 실적 발표 일정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2월5일 신한금융지주(신한투자증권)과 KB금융지주(KB증권), 2월9일 미래에셋증권, 2월11일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증권)의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올해도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강세 흐름 지속과 함께 상법 개정 추진과 주가조작 근절 강화 등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본격 시행,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신규인가 기대까지 더해지며 증권업을 둘러싼 제도적 환경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연초 90조원 규모였던 고객 예탁금이 현재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증시 상승이 지속적인 자금 유입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거래강도와 증시 및 주변 자금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브로커리지 수수료와 신용이자 수익 추가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은 증시 거래대금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며 현재 "증시 강세와 자본시장으로 머니 무브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에도 우호적 업황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