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1·29 주택공급 대책에 대해 "숫자 맞추기에 급급한 공급 확대, 실현 가능성보다 당장의 발표 효과에 집착한 물량 밀어내기"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 시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공공 물량 확대를 해법으로 내세우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비껴가는 접근"이라며 국토교통부의 1·29 주택공급 대책을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자체와의 사전 협의도, 실행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도 없이 부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은 실패로 판명 난 (문재인 정부의) 8·4 대책의 데자뷔에 지나지 않는다"며 "세계유산 영향평가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산적한 부지를 사전 협의 없이 포함한 결정은 시장에 헛된 희망을 던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 가구를 비롯해 경기 과천 경마장, 태릉CC 등에 2030년까지 6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공급 규모는 서울 3만 2000가구, 경기 2만 8000가구다.

이 중 5만 가구는 국공유지 개발 및 신규 공공택지 조성, 나머지 1만 가구는 도심에 산재한 소규모 노후 공공청사 복합 개발 방식이다. 다만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를 두고 서울시와의 충분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오 시장은 종묘 재개발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정부(국가유산청)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세운4구역 등 세운지구 재개발에 대해 '종묘 경관 저해'를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태릉CC와 달리 세운4구역 재개발 구역은 종묘 세계유산지구 밖에 위치해 세계유산 특별법상 HIA 의무 대상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서울시가 태릉CC 사업대상지와 조선왕릉(태릉·강릉)의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을 대조 분석한 결과 사업지의 약 13%가 보존지역과 중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과 무관하게 세계유산지구에 일부라도 포함되거나 접하는 개발사업은 세계유산영향평가 의무 대상이다.

그는 "세운지구 개발이 세계유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인정할 수 없다"며 "서울시의 시뮬레이션을 못 믿어 애드벌룬까지 (향후 지어질) 건물 높이로 띄웠는데 애드벌룬 높이가 종묘의 문화재적 가치를 훼손할 정도인가"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선행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당장 10·15 대책으로 인한 규제만 완화해도 실질적인 공급 물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며 "현실을 거스르는 정책이 성공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힘도 민간 정비 사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인 입법 필요 사항으로 ▲재개발·재건축 및 소규모주택정비사업 투기과열지구의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을 한시적으로 3년 완화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양도 제한시점을 사업시행계획인가 시점으로 변경 ▲민간 정비사업에 대해 법적 상한 용적률을 현행 대비 1.2배(120%)로 완화 ▲재개발사업의 용적률 완화를 받기 위한 최소 제공 임대주택 비율을 기존 50∼75%에서 30∼75% 수준으로 완화해 임대주택 제공 비율을 재건축과 동일하게 조정 등을 언급했다.

주변에 공원, 녹지가 충분히 조성된 경우에 한해 현급 기부채납을 허용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폐지하거나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제안했다. 또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에 대해 담보인정비율(LTV)을 70%로 확대하고 민간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해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LTV 70% 적용해 비아파트 공급도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냈다.

오 시장은 "정부 대책과는 별개로 조기 착공이라는 해법으로 공급 절벽에 정면 대응할 것"이라며 "25만4000 가구에 구역 지정 물량을 토대로 착공 시점을 1년씩 앞당기는 쾌속 추진 전략을 즉각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