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AMD의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급락한 데 이어 AI의 소프트웨어 시장 잠식을 우려한 미국 증시의 하락 여파로 5일 오전 약세다. 사진 올 1월 CES 2026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했던 리사 수 AMD CEO. /사진=뉴스1

코스피가 5일 오전 약세다. 앞서 종료된 미국 장에서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각) 뉴욕 증시는 AMD가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17%대 급락했으며 AI(인공지능)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며 조정을 겪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은 350.61포인트(1.51%) 하락한 2만2904.58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0.31포인트(0.53%) 오른 4만9501.30을 나타내며 오히려 올랐다.

하락을 주도한 것은 AMD다. AMD는 전 거래일 대비 17.31% 급락한 200.19달러를 나타냈다. AI 대장주 엔비디아도 3.41% 내렸고 브로드컴도 3.83% 하락하는 등 미국 주요 기술주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직접적인 원인은 AMD의 주가 부진이다. 이날 AMD의 하락 폭은 2017년 이래 최악 수준이다. 지난 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리사 수가 AI 칩 수요가 강세라고 낙관한 발언과 회사의 전망치 수치가 상충한 점을 투자자들은 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종목도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1시1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14% 내린 16만2100원에 거래 중이다. SK하이닉스도 3.89% 하락한 86만5000원까지 밀려났다.

AI가 전통 소프트웨어 종목 밀어낸단 우려에 기술주 하락 부추겨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을 잠식한다는 우려가 주가 하락을 키웠다는 평가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 하락을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밤 오라클은 5.17% 하락 마감됐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아마존은 2.36% 내렸고 메타도 3.28% 떨어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프트웨어 종목의 변동성 확대의 원인으로 에이전트 AI의 부각을 들었다.

그는" 법무나 리서치, 데이터, 마케팅 등 전문가들의 영역을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본격화했다"며 "클라우드 코워크(Cluade Cowork)의 부상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매출을 창출해왔던 업무시스템(워크플로우)이 에이전트 AI 기반으로 재편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 부문 대표 ETF(상장지수펀드)인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Sector(IGV)는 2월3일 하루 만에 4.6% 내렸다. 충격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1월12일의 클라우드 코워크 출시 이후에는 누적 18.7%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 역시 "AI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전통 구독형 서비스(SaaS)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경쟁 우위가 의미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도 한국 증시의 경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이라 봤다. 증시 상승을 이끈 한국 기업들은 소프트웨어보다는 AI 반도체 등 인프라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이번 조정을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이유는 실적이 아닌 내러티브 단계에서 균열이 먼저 일어났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한국 증시는 업종 구성상 소프트웨어의 지수 기여도가 크지 않아 SW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대신 반도체와 AI 인프라 전반으로 리스크가 번져나갈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본다. 그는 "한국 증시는 AI 인프라 노출도가 크다"며 "이에 한국 소프트웨어 자체의 경쟁력보다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수요 변화를 더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국내 증시는 소프트웨어 기술주 하락에도 AI 하드웨어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어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국내 증시의 경우 정부의 정책 기조에 힘입어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도 이뤄지고 있어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