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3·1절을 맞아 일본과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3·1절은 1919년 일본의 식민 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해 한국의 독립 의지를 세계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이 대통령은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3·1절 기념사를 통해 "일본과의 관계 역시 평화와 공영을 추구했던 3·1 정신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굴곡진 역사를 함께 해 왔다"며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는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고 고통받는 피해자와 유가족 분들이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날 양국은 치유되지 않은 고통과 상처를 안고 선린우호와 협력의 미래를 위해 국교정상화의 문을 열었다"며 "지난 60년간 한일 양국은 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의 깊이를 더하며 앞마당을 함께 쓰는 가까운 이웃국가로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엄혹한 국제 정세를 마주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일 양국이 현실에 대응하고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야 할 때"라면서 "국민주권정부는 실용외교를 통해 과거를 직시하며 현재의 과제를 함께 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일본과 셔틀외교를 지속하며 양국 국민께서 관계 발전의 효과를 더욱 체감하고 새로운 기회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양국이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열기 위해 일본 정부도 계속 호응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격변의 시대를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해선 동북아의 화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일찍이 안중근 의사께서는 '동양평화론'을 통해 한중일 3개국 간의 협력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길임을 역설한 바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동북아 평화와 화합의 의의를 되새기며 저는 올해 초부터 중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해 한중일 3국이 공통의 접점을 찾아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며 "동북아의 평화를 세계의 평화로 이어가고자 했던 선열들의 바람대로 화합과 번영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3·1절을 혁명이자 평화·독립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민주주의와 세계 평화가 위협받는 시대에 3·1혁명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3·1혁명이 일어났던 한 세기 전의 세계는 강자가 약자를 수탈하는 격변의 시대"라면서 "우리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국권피탈과 식민지배의 아픔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은 후에야 국제사회는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 국가 간 분쟁을 조정하고 평화를 관리해 왔다"며 "그러나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세계는 또다시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이후 80여 년간 확립됐던 국제 규범은 힘의 논리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919년의 우리는 힘 없는 식민지 백성의 신세였지만 2026년의 대한국민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과 세상을 바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가 돼 가고 있다"며 "우리 대한민국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가운데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우리 대한국민께서는 해방 이후 '한강의 기적'으로 산업화를 이뤘다"며 "독재의 억압 속에서도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했고 촛불 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국민주권의 빛을 밝혀 온 세상을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7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동하며 조희대 대법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선열들의 3·1혁명 정신으로 한반도에서부터 평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미북 대화를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통령은 "적대가 아니라 공존과 협력으로 불신이 아니라 신뢰의 토대 위에서 함께 성장하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3·1혁명의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는 길일 것"이라며 "적대와 대결은 서로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확고한 역사의 가르침을 결코 외면하지 말자"고 했다.

그는 "반세기를 훌쩍 넘기도록 이어온 이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공존 공영의 한반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며 "그동안 수차례 밝힌 것처럼 우리 정부는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며 일체의 적대행위도 어떠한 흡수통일 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 왔던 것처럼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심대한 범죄 행위이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남북이 함께 살아가는 이곳 한반도에서 긴장과 충돌을 유발하는 행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제도적 방지 장치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페이스메이커'로서 북미 간의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미국은 물론 주변국과 충실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측도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수립·시행해 나가는 만큼 조속하게 대화의 장으로 나와 어두웠던 과거를 뒤로 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앞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세계 평화를 염원했던 선열들의 만세 함성이 '평화와 공동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남북 공동의 다짐으로 다시 울려 퍼질 수 있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효창공원 일대를 '국립효창독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의 폭넓은 활용 방안을 마련해 선열들의 독립 정신을 대대로 기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자조적인 말은 사라지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 존경받으며 공동체를 배반한 행위는 준엄하게 심판받는 그런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나라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