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이 안티에이징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에이피알

에이피알이 뷰티 테크 역량을 바탕으로 안티에이징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장품과 홈 뷰티 디바이스 사업을 통해 키워 온 존재감을 의료기기 영역으로 확장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스킨케어 중심이었던 K뷰티의 패러다임을 기술력 기반 고기능성 제품으로 확장하는 흐름을 이끌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올해 말 에너지 기반 장비(EBD)를 출시하며 병원·에스테틱용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EBD는 초음파·고주파 등으로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고 주름 개선, 체형 관리 등의 효과를 내는 미용 의료기기 장비다.


이를 통해 안티에이징 분야의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지난해 9월 아마존 뷰티 인 서울에서 "에이피알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화장품을 넘어 인류의 노화를 극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의료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안티에이징 분야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기관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24년 약 524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안티에이징 시장은 2030년 806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K뷰티도 변화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스킨케어 제품 위주의 가성비 소비를 넘어 기술력과 기능성 중심의 신뢰 소비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즌2'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한국 미용기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75.4% 늘었다.

글로벌 인지도·기술력 발판 삼아 시장 선점

에이피알은 메디큐브를 통해 스킨케어 시장에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해 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토너 패드 제품군 누적 판매량은 2000만개를 돌파했고 전체 판매량의 70%는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메디큐브 에이지알을 통해 홈 뷰티 디바이스 사업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관련 매출은 4000억원을 넘어섰고 그 결과 메디큐브는 인디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에이피알은 R&D 조직과 자체 생산시설, 물류센터에 이르는 뷰티 밸류체인을 내재화하고 기능별 세분화된 라인업을 구축하며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왔다. 이는 안티에이징 분야의 기술 고도화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기기로 사업 영역 확장을 앞두고 임상 기반의 성분 연구를 강화하는 등 R&D 역량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00개 이상의 특허를 등록·출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의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쌓아온 인지도와 홈 뷰티 디바이스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이라며 "의료기기 등 신사업 영역이 기존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판매 채널 다변화도 성장세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에이피알은 미국 코스트코, 월마트 등 현지 주요 오프라인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 이달부터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온오프라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은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미국과 일본 등 선도 시장을 비롯해 유럽 지역에서도 영국을 기점으로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국가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안티에이징 시장 진출을 통해 입지를 키우는 동시에 새로운 K뷰티의 성장 흐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안티에이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에이피알이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통해 트렌드를 선점하는 모습"이라며 "미국에서 확보한 브랜드 신뢰도가 유럽 등 신규 시장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저변은 한층 넓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