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열고 체질 개선 성과를 점검한다. 지난해 말 9년 만에 사업군(HQ) 체제를 폐지하고 계열사별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한 이후 받아들 첫 성적표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신동빈 회장이 연초 주문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AI 전환 과제가 얼마나 실행됐는지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15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개최한다.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해 상반기 경영 성과와 하반기 경영 전략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말 사업군(HQ) 체제를 폐지한 이후 처음 열리는 VCM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룹 차원의 사업 조정 기능을 계열사 중심 책임경영으로 전환한 만큼, 신 회장이 연초 주문한 과제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가 핵심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올해 1월 열린 상반기 VCM에서 "과거의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이번 회의는 각 계열사가 이 같은 주문을 얼마나 실행했는지 확인하는 중간 점검 성격이 짙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곳은 롯데쇼핑이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816억원, 영업이익 25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0.6% 증가한 영업이익을 냈다. 백화점 기존점 성장과 외국인 매출 증가, 베트남 사업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다. 점포 효율화와 타임빌라스 확대 등 수익성 중심 전략도 성과를 내면서 주요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롯데칠성음료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9525억원, 영업이익은 91.0% 늘어난 478억원을 기록했다. 제로슈거 음료와 주류 신제품 판매, 해외 사업 확대와 비용 효율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롯데웰푸드는 해외 사업 확대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1조273억원, 영업이익은 118.4% 늘어난 35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원재료 가격 부담과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도 인도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호텔은 방한 관광객 증가와 객실 수요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차입 부담 등 재무구조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가장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올해 1분기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과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도 흑자 전환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수익성 개선의 지속 가능성이 이번 VCM의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VCM에서는 AI도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CEO AI 아카데미'에서 "AX(인공지능 전환)는 그룹의 생존이 걸린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전 계열사의 AI 전환을 주문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영업과 생산, 물류, 마케팅 등 사업 현장에 AI를 얼마나 적용했는지와 계열사별 실행 성과, 하반기 추진 전략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