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특별법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진은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의 모습. / 사진=뉴스1

대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인 '한미 전략적 투자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 이른바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업계가 한숨을 돌리게됐다.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대미 통상 리스크에 따른 부담 요인을 완화할 수 있게 돼서다.

국회는 12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대미투자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재석 242인 중 찬성은 226표, 반대는 8표, 기권은 8표이다.


법안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지원을 위해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신규 설립하고 공사 내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설치해 공사 출연금과 위탁자산, 한미전략투자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재원을 조성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서 지난해 말 한국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는 관세협상에 합의한 이후 국회에 대미투자 관련 특별법안이 제출됐다.

여야의 정쟁으로 인해 처리가 늦춰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26일(현지시간)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재압박에 나섰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관세 문제가 해소됐을 것으로 예상했던 재계는 날벼락을 맞았다. 특히 자동차·철강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업계를 중심으로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둔화와 실적 악화 우려가 커졌다.

이에 여야는 법안 처리를 서두르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한달여 간의 논의를 거쳐 법안을 처리하기에 이르렀다.

특별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염원해온 재계는 수출 기업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 중 가장 큰 걸림돌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반도체·자동차·의약품 등 국내 주력 산업의 대미 수출 제약하던 허들을 제거하고 통상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기업들의 대외 교역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기업들의 대미 투자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되면서 한미 경제협력 확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됐던 자동차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관세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쟁국들과 동등한 경쟁 여건을 확보하게 됐다"며 "국가전략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인 협력으로 법안을 처리해 준 국회와 적극적인 통상 협상을 펼쳐준 정부 당국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미국이 한국 등 15개 국가와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하면서 향후 통상 환경이 어떤식으로 급변할 지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미 측과 긴밀하게 협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언제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국익을 최대로 하는데 방점을 두고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