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공소청법 처리에 이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면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골자로 한 현 여권의 검찰 개편 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사진은 공소청·중수청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검찰 개혁 입법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청법에 이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면서 민주당의 숙원이었던 검찰개혁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중심이었던 검찰청이 오는 10월2일, 78년 만에 사라지고 나면 중수청과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고 공소청이 기존 검찰청을 대신해 기소 업무를 맡는다. 이제 핵심 쟁점으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만 남았다.

21일 국회를 통과한 중수청 신설 법안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 기관으로 설치되는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산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범죄 등 6대 중대범죄를 주요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여기에 더해 법 왜곡죄 사건과 공소청·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원 공무원의 재직 중 범죄도 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다만 정부 초안에 담겼던 '수사 개시 시 공소청 통보' 조항 등 검사의 사법적 통제 기능 관련 규정은 최종적으로 삭제됐다.


앞서 처리된 공소청법 역시 검사의 수사 지휘 가능성을 제한했다. 공소청 검사의 직무 범위를 법률로 구체화해 우회적인 수사권 행사 가능성을 최소화했고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도 폐지됐다. 영장 청구 및 집행 과정에서 행사하던 지휘권 역시 삭제되면서 강제수사 단계에서 검찰이 행사할 수 있었던 통제 기능도 사라졌다. 또 그동안은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없이 수사하기 위해 검사의 신분을 두텁게 보장해왔으나, 앞으로는 일반 공무원과 동일하게 징계를 통한 파면이 가능하도록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사실상 '자포자기'에 가까운 분위기가 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사는 "일부 정치검사 때문에 전체 검찰이 싸잡아 비판받으면서 사명감마저 없애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신분 보장도 안되고, 이제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커녕 공소장만 만드는 조직으로 남게 돼 내부에서는 떠날 준비를 하는 검사들도 있다"고 했다.

다음 단계로는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 1항은 검사의 범죄 수사권을 명문화하고 있는데 정부와 여당은 이 조항 역시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부터 유지돼 온 검사의 수사권 규정이 약 7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민주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관련 개정안을 본격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법조계가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같은 조항의 2항이다. 이 조항은 이른바 보완수사권을 규정한 것으로 검사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흡할 경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이 사라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법률 전문가인 검사의 역할이 축소될 경우, 경찰이나 특별사법경찰이 송치한 사건 가운데 수사가 충분하지 않거나 법리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장치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최근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사퇴한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적절한 통제 장치가 없다면 결국 검찰 개혁이 공룡 경찰을 만들었을 뿐이란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법무부는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의 말씀처럼 검찰의 권한을 다 빼앗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국민 모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검찰 책임을 구현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범여권 내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직접수사권뿐 아니라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명분으로 사실상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대신 보완수사요구권만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검사가 직접 수사를 수행하는 대신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권한만 행사하도록 하는 제한적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기소 여부 판단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 확보를 위해 일반 공무원에게 부여되는 수준의 행정 조사권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