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넥스원'이라는 이름을 뒤로하고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로 새 옷을 갈아입는다. 2007년 사명을 바꾼 지 19년 만의 대대적인 변화다. 회사는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대한민국 자주국방 역사와 함께해온 종합방위산업체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우주항공과 무인 체계를 아우르는 '하이테크 방산 그룹'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LIG넥스원은 31일 용인하우스에서 열린 제2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변경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새로운 사명 LIG D&A는 방위산업(Defense)과 항공우주(Aerospace)의 결합으로 50년간 쌓아 온 방산역량에 첨단 우주기술력을 더해 미래 전장환경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동안 LIG D&A는 유도무기,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항공전자·전자전 등 첨단 무기체계를 개발·양산하며 K방산을 대표하는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넥스원'이라는 추상적 명칭이 급변하는 미래 전장 환경과 확장된 사업 영역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새 사명인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사측은 이번 변경이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 전략을 다변화해 중동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 남미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진입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번 사명 변경의 실질적인 설계자로 꼽히는 인물은 신익현 대표다. 공군 준장 출신인 그는 대표 취임 이후 '기술이 곧 안보'라는 철학 아래 미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왔다.
신 대표의 리더십은 실사구시형 기술 경영으로 요약된다. C4ISTAR사업부문을 진두지휘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 현장에서 공격적인 세일즈를 펼치는 전략가 면모를 보여왔다. 천궁-II의 중동 수출 등 굵직한 성과를 뒤에서 묵묵히 뒷받침해 온 그는 이제 사명 변경을 통해 'LIG 2.0' 시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신 대표는 하드웨어 공급업체를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무기체계 혁신과 AI 기반의 드론 전력 체계 구축에 집중할 방침이다. 공군사관학교의 방대한 네트워크와 기술적 안목이 이번 사명 변경과 맞물려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구본상 LIG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 속에 신 대표의 실행력이 더해지며 LIG D&A의 변화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LIG D&A는 뉴스페이스와 무인화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을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 저궤도 위성과 위성 항법 시스템 등 우주 기반 감시 정찰 역량을 강화해 국가 안보의 지평을 넓히는 위성체계 사업에 화력을 집중한다. 이는 위성 탑재체와 통신 장비 등 LIG D&A가 전통적으로 축적해온 기술력과 인프라가 가장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다.
공중 전력의 현대화 역시 신 대표가 공을 들이는 핵심 분야다. KF-21 등 국산 전투기의 차세대 항공무장체계 구축과 더불어 현대 전장의 핵심 트렌드인 유무인 복합체계(MUM-T) 구현을 위한 공중 투하형 무인기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기반의 자율 주행 및 원격 제어 기술을 통해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부족 문제의 기술적 대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겠다는 복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50년이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기틀을 닦는 시간이었다면 향후 50년은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방위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사명 변경은 단순한 명칭의 변화가 아니라 기술 혁신을 통해 인류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약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