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피지컬 AI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 데이터 팩토리를 통해 로보틱스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회동 등을 계기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공들여온 피지컬 AI 사업 전략이 하나둘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며 업계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서울 서초구 양재 연구개발(R&D)캠퍼스에 약 3만3000㎡ 규모의 로봇 데이터 팩토리를 조성하고 있다. 로봇 데이터 팩토리는 로봇이 스스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물리 데이터를 생산·학습·검증하는 시설로 일종의 '로봇 훈련소'로 평가받는다. 로봇이 실제 생활 및 업무 환경과 유사한 공간에서 다양한 동작을 반복 수행하며 중요 데이터를 축적하는 만큼 휴머노이드의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자산으로 여겨진다.
아직 투자 규모·구체적인 운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 달부터 LG전자의 AI 홈 로봇 'LG 클로이드' 100대를 투입해 데이터 팩토리 가동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도 매주 현장을 찾아 구축 상황을 점검할 만큼 이번 시설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를 로봇 사업의 원년으로 선언한 만큼 R&D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기술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협력 기반 역시 공고히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만남을 통해 피지컬 AI 동맹을 공고히 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와 엔비디아가 주관한 최고경영진 회의(TMM)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 겸 ㈜LG 대표,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황 CEO가 피지컬 AI 협력 방안을 함께 논의한 게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이를 계기로 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 및 물류 로봇을 포함한 차세대 로봇 분야에서 데이터 구축, 시뮬레이션, 학습, 행동으로 이어지는 전 개발 과정에 걸쳐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엔비디아의 ▲아이작 ▲그루트 ▲코스모스 등 핵심 AI·로보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로봇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성능을 향상하는 게 골자다.
황 CEO는 이날 "LG와의 파트너십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정말 훌륭한 협력 관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하는 모든 영역에서 하나의 거대한 팀처럼 함께 일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구 회장도 "엔비디아와 미래의 방향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앞으로 AI 시대를 더 가속하기 위해 많은 협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가 피지컬 AI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로봇 사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CES 2026'에서 처음 공개된 LG 클로이드를 통해 로봇 완제품 시장을 공략 중이고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사업 역시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자사 액추에이터 설계·생산 전용 브랜드 '악시움'을 보유한 LG전자는 그동안 쌓아온 하드웨어 기술을 토대로 로봇 부품 시장까지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