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효성화학 삼불화질소(NF3) 공장. /사진제공=효성화학


수년간 효성화학의 수익성을 짓눌렀던 효성비나케미칼이 생산 정상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체질 개선에 힘입어 실적 반등이 시작됐다. 사업 구조 재편과 유럽·일본 신규 고객사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효성화학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4583억원, 영업이익 17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1조1899억원)보다 22.6%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2분기에만 170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등의 중심에는 효성비나케미칼의 실적 개선이 자리한다. 효성비나케미칼은 2020년 4월 폴리프로필렌(PP) 상업생산을 시작한 뒤 2021년 탈수소화(DH) 설비와 액화석유가스(LPG) 저장시설까지 구축하며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DH 반응기 초기 설계에서는 구조적 문제가 발견되면서 반복적인 정비와 가동 차질을 겪었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맞물리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효성화학은 효성비나케미칼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섰는데 2023년 기존 대여금 1331억원을 자본으로 전환하고 세 차례에 걸쳐 2575억원을 현금 출자했다. 지원은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2024년에도 세 차례에 걸쳐 2058억원을 출자하고 9월에는 1130억원가량을 빌려줬다. 대규모 자금 지원에도 효성비나케미칼의 적자는 지속됐고 효성화학도 2024년 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2월에는 주식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재무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어온 효성화학의 자회사 살리기는 올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효성비나케미칼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DH 반응기 5기에 대한 기술 개선과 설비 업그레이드를 진행했고 올해 상반기 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생산이 정상화되던 시기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로 PP를 비롯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체질 개선도 수익성 회복을 뒷받침했다. 효성비나케미칼은 2022년부터 연포장용 테르폴리머(Ter-PP)·코팅용 PP를 비롯해 고투명·고충격 경질포장용 PP, 자동차 내장재용 컴파운딩 PP 등 고부가 제품 개발에 집중해왔다. 전체 PP 판매량에서 고부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상반기 49%로 상승했다.

유럽·일본 등 프리미엄 시장 내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며 판매처도 넓혔다. 유럽 판매량은 2022년 1만3000톤에서 지난해 10만8000톤까지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8만2000톤을 기록했다. 상반기 판매량 가운데 스페셜티 제품 비중은 64.6%에 달했다. 일본 판매량도 2022년 3만8000톤에서 지난해 6만5000톤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4만8000톤을 판매했다. 유럽과 일본은 고객사별 품질 기준이 까다로워 진입 장벽이 높지만 인증을 통과하면 안정적인 거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로 효성비나케미칼의 손익은 크게 개선됐다. 효성비나케미칼은 지난해 상반기 1051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공급과잉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황 변동성이 큰 범용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익구조를 구축해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전체 PP 판매량에서 스페셜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 54.5%에서 2030년 7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하반기 판가 하락 우려가 존재하지만 안정적인 국내외 생산 기반과 판매처 다변화, 고부가 신소재 판매 확대 등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스페셜티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옵티컬 필름 수익성을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