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AI(인공지능) 활용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AI의 중요성을 직접 강조하는 한편 사내 AI 교육과 업무 혁신을 확대하며 구성원들의 AI 접근성을 높이는 모양새다. AI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기업들도 AI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조직 전반에 'AI DNA'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2026 이천포럼을 열고 AI 활용 능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포럼에서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I 전환(AX)에 돌입해야 할 때"라며 "(이제는) 나의 AI에서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이 내세운 방안은 '1인 1에이전트(Agent)' 도입이다. 개인적으로 쓰는 AI를 넘어 조직 전체의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AI로 진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십 개의 회장 아바타들이 각 회사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하며 소통하도록 하겠다"며 "AX를 통해 운영 개선(O/I) 실행력을 높여 수많은 난제를 돌파하고 미래 기회에 대응하자"고 역설했다. 이번 AX 경영 구상을 계기 삼아 그룹 차원의 실천 전략을 한층 구체화했다는 평가다.
삼성 역시 전 관계사 업무에 AI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달 중 제미나이·챗GPT·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공식 도입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소프트웨어(SW)·마케팅 분야의 업무 생산성 제고는 물론 개발·제조 등 전 업무 영역에 AI를 적용해 업무 혁신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다양한 직무와 조직 특성을 고려해 세부 운영 정책을 마련 중이다.
올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도 완료할 방침이다. 관계사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AI 집중 교육 프로그램인 'AX 부트캠프'를 실시할 예정이며, 임원 대상 AI 교육도 오는 8월 12일까지 진행한다. 아울러 전 관계사에 AI 전담 조직도 신설한다. 이들 조직은 ▲AX 추진 전략 수립 ▲데이터 및 모델 운영 관리 ▲AI 인재 육성 등을 전담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의 이 같은 변화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업무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 회장은 올해 초 현장 경영 등을 통해 "모든 업무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며 강력한 변화를 주문한 바 있다.
LG그룹도 마찬가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첫 사장단 회의를 통해 "AX는 특정 조직만의 과제가 아닌, CEO와 사업 책임자가 직접 방향을 잡고 이끌어야 할 과제"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기에 사업적 임팩트가 있는 곳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하고 확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계열사들은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여러 업무 영역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도입해 생산성 제고에 나섰고, LG이노텍은 공장 내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LG CNS는 미국 스킬드 AI(Skilled AI) 등과 협업하며 기업용 AX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AX가 주요 대기업의 핵심 경영 화두로 떠오르면서, AI가 업무 혁신을 이끄는 주된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흐름에서 뒤처질 경우 기업 경쟁력이 순식간에 약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며 "앞으로 AI 활용 역량이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