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해외 생산과 채널 품목을 통합 관리하는 현지 운영체계를 바탕으로 1분기 영업이익률 17.8%를 기록하며 주요 제과업체 대비 높은 수익성을 나타냈다./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국내 제과업계가 원가 상승과 내수 위축,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수익성 방어에 고전하는 가운데 오리온이 17%대 후반 영업이익률을 올려 업계의 이목을 끈다.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넘어 주요 시장에서 생산·판매·유통채널 대응을 현지화한 운영체계가 수익성 차이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304억원 영업이익 16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0% 영업이익은 26.0%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7.8%로 주요 제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해태제과식품은 6.8% 크라운제과는 3.7% 롯데웰푸드는 3.5%로 집계됐다.


실적 개선은 4개국 현지 법인이 견인했다. 중국 법인은 1분기 매출 4097억원 영업이익 799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8% 42.7% 증가했다. 춘절 성수기 효과와 주요 제품 판매 호조에 고성장 채널 중심 영업 전략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베트남 법인 매출은 1513억원 영업이익은 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25.2% 늘었다. 뗏(Tet) 명절 수요와 제품 판매 호조, 봄 시즌 신제품 효과가 반영됐다. 러시아 법인은 매출 905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4.7% 66.2% 증가했다. 인도 법인 매출은 67.0% 증가한 9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이 외형 확대를 넘어 수익 창출로 이어진 배경으로는 현지 완결형 생산 체제가 꼽힌다. 국내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은 해상 물류비와 수입국 관세 등 원가 부담이 수반되지만 주요 진출국에 생산 거점을 두면 이런 부대 비용이 줄어든다. 여기에 원부자재 조달과 인건비 지출을 현지에서 소화하면서 비용 구조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러시아 대형마트에 진열된 오리온 초코파이./사진=오리온

오랜 진출을 통해 축적한 시장 이해도와 브랜드 인지도는 가격 주도권을 확보로 이어졌다. 현지 시장에서 안착한 주요 제품을 바탕으로 명절이나 판촉 시즌 소비 흐름 변화에 맞춰 제품 공급과 가격 전략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보다 주요 제품군에 집중하는 전략은 수익성 격차를 벌린 비결이다. 다각화된 사업군을 운영하는 경쟁사와 달리 오리온은 파이와 스낵 등 핵심 제과 카테고리에 생산 설비와 영업망을 집중해 왔다. 소위 '국민 과자'로 불리는 히트 상품 안에서 국가별 맞춤형 변주를 더하는 방식으로 생산과 물류 효율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국가별 유통채널 지형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 영업 조직 재편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현재 중국 유통 시장은 과거 대형 할인점 위주에서 간식 전문점과 온라인 이커머스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 오리온은 이 과정에서 조직을 재편하고 현지 유통채널 출신 인력을 보강하면서 성장 채널로 영업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겼다. 러시아 법인 역시 현지 유통 환경에 맞춘 채널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주도로 연구개발·마케팅·생산·물류·영업 전 부서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협업 체계가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제품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의 연계성을 높이면서 시장 대응 속도와 운영 효율을 함께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지 생산 거점을 통한 물류비 절감과 핵심 제품군 중심의 품목 관리, 유통채널 변화에 맞춘 기민한 대응이 결합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전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현지 운영체계를 바탕으로 이익 창출 구조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