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민 영화감독을 폭행해 사망하게 한 피고인 2명이 첫 재판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국식)는 이날 살인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32)와 B씨(32)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당시 칼을 들고 A씨에게 다가가던 피해자는 B씨에게 제압돼 칼을 떨어트린 상태였다. 제압된 이후에는 함께 있던 A씨 일행이 피해자와 피고인들을 분리하기 위해 피해자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일행이 피해자를 데리고 나간 뒤 뒤따라 나간 A씨가 주먹으로 피해자를 가격했고 B씨는 축 늘어진 피해자를 골목으로 끌고 갔다"며 "이후 A씨가 주먹과 발로 피해자를 폭행했고 B씨는 망을 봤다"고 밝혔다.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두고는 "피고인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중증 자폐 장애인인 피해자의 아들이 이를 목격하게 해 장애인 아들의 정신적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피고인 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주먹으로 폭행한 사실은 있으나 발로 차거나 밟은 사실 없다.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살해할 범의가 없었고 사망도 예견하지 못했다"며 "피해자 아들이 장애인인지 인지하지 못했고 보고 있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혐의를 전면 반박했다.
B씨 측 변호인도 "피해자에 대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도 없었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지도 못했다. A씨와 공모한 사실도 없고 피해자로부터 칼을 빼앗기 위해 제압한 행위 역시 (사망과) 상상적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아들이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고 장애인의 정신 건강 발달에 해를 끼치는 결과가 위험성과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0월20일 오전 1시쯤 구리시 수택동 한 식당에서 일행과 식사하던 중 김 감독과 소음 문제 등으로 시비가 붙었다. 이후 김 감독을 주먹 등으로 폭행해 외상성 지주막하출혈로 숨지게 하거나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보완 수사를 통해 이들이 사건 직후 "죽일 생각밖에 없었다" 등의 발언을 한 통화 녹음을 확보, 살해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최초 혐의였던 상해치사 대신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아울러 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김 감독 아들이 자폐 성향을 가진 중증장애인인 점을 고려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첫 재판을 마친 재판부는 다음 달 9일 식당 주인과 종업원, 주방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김 감독 부친은 취재진과 만나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 상당히 유감스럽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의 뜻이 전혀 없는 모습을 보인다"며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했으니 변호사와 상의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