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전략사업이자 성장 가능성이 큰 바이오 사업은 인천 송도에 집중 투자해 세계 최대의 바이오단지로 키우겠습니다. 기업과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힘을 모으면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9일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해 삼성이 맡아야 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2011년 출범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룹 핵심 회사인 삼성전자에 이어 수출·일자리 등 국가 경제를 주도하는 주요 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 90% 해외에서…삼성바이오, 의약품 수출 확대 이끌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 의약품 수출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한국 의약품 수출액은 104억3800만달러(약 16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4% 늘어난 규모다. 삼성바이오 주력 분야인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늘어난 덕에 전체 의약품 수출이 증가했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삼성바이오의 CDMO(위탁개발생산) 수주 확대 등을 기반으로 같은 기간 17.5% 늘어난 76억4000만달러(약 11조원)로 집계됐다.
수출 확대에 기여할 수 있었던 건 해외 중심의 사업 구조 덕분이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전체 매출(4조5570억원)의 90.0%(4조1016억원)가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했다. 빅파마(대형 제약사) 고객사 범주를 글로벌 톱 20에서 톱 40으로 늘리는 등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바탕으로 지난해 수주금액 6조8190억원을 기록했다. 창립 이래 최대 규모 연간 수주다. 존림 삼성바이오 대표는 과거 제넨텍, 로슈 등 해외 기업에서 일하며 쌓아 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수주 확대에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해외 수주를 늘리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지리적 거점 확장 등 3대축 확장 전략을 기반으로 CDMO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에 선제 대응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최고 수준 일자리 창출…55세 이상 인력도 적극 채용
수출 외에 지난해 삼성바이오 직원 수는 총 5455명이다. 국내 바이오 업계 최초로 직원 수 5400명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로 평가받는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 직원 수(3153명)의 1.7배 수준이다. 직원들의 급여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바이오 직원들은 지난해 1인당 평균 1억1400만원을 급여로 받았다. 셀트리온 직원들의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700만원이다.
일자리 창출은 고령자에게도 일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부터 만 55세 이상 인력 채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는 올해까지 약 200명 규모의 시니어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기기 교육 제공 및 취업 지원도 진행한다. 지난해 시니어 350명을 대상으로 생활 맞춤형 교육을 제공했다. 그중 취업 연계형 교육을 받은 시니어는 100명이다.
초격차 전략으로 사업보국…7년간 적자에도 지속 투자
삼성바이오가 수출과 일자리 창출 등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삼성의 초격차 DNA가 자리한다는 평가다.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의 생산능력·기술·품질 격차를 만든 뒤 사업을 통해 나라에 이바지하는 사업보국 정신을 실현하는 게 핵심이다. 삼성의 사업보국 정신은 창업주 이병철 회장에서 시작돼 이건희 회장을 거쳐 현재 이재용 회장이 실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반도체를 이을 핵심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를 꼽고 투자를 이어왔다. 2011년 삼성바이오를 설립한 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천 송도 1~5공장 완공 및 미국 공장 인수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78만5000리터)을 확보했다. 출범 후 약 7년 동안 적자를 이어갔음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으면서 끝내 성과를 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했다.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향후 6~8공장까지 추가로 건설해 생산능력을 132만5000리터로 늘릴 계획이다. 기술 및 품질 격차와 관련해서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등 차세대 모달리티(치료법) 개발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진행 중이다. 업계 발전을 위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활성화 등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상명 삼성바이오로직스 CDO(위탁개발) 담당 상무는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삼성의 사업보국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산업 생태계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라며 "선진 기업의 네트워크 확보 및 교육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분야, 지분 투자 등 금전적인 분야, 연구 시설 지원 등 육성 분야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