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위반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생산·판매·운송을 허용했던 '일반면허 X(General License X)'를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상업용 선박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란이 MOU 의무를 위반했다며 제재 면제를 철회했다.
데이비드 데스로슈 전 미 국방부 걸프·아라비아반도 담당 국장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제4조에 따라 미국은 이란에 대한 상호 해상 봉쇄를 제한하고 이란산 원유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으며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5조는 이란이 민간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고 차단된 항로를 정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따라서 이란의 제5조 위반은 명백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미국이 MOU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는 8일 성명을 통해 "미국 재무부가 이란산 원유 판매 금수 조치에 대한 임시 유예를 철회한 것은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 제10조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며 "이 약속 위반의 결과에 대해 미국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전했다.
10조는 미국이 양해각서 체결 즉시 제재 종료 시점까지 이란산 원유·석유 제품 수출과 관련 금융·보험·운송 거래에 대한 제재 유예를 제공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 제재 면제 철회 후 이란 남부 지역 군사 시설을 대규모 공습했다. 미국은 이란 방공체계와 지휘통제망, 해안 레이더 시설, 대함미사일 관련 시설 등 80여 개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에 이란은 보복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해군과 항공우주군이 주요 미군 시설 85곳을 대상으로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한 합동 작전을 수행했다.
IRGC 측은 공격 대상에 바레인 미 제5함대 기지와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바레인은 미국이 중동 해역 작전을 담당하는 핵심 해군 전력인 미 제5함대 사령부가 위치한 국가다. IRGC는 이번 공격을 "미국의 휴전 합의 위반에 대한 초기 대응"이라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은 모두 상대방이 종전 MOU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지난달 17일 종전 MOU 합의를 이뤘지만 평화는 흔들리고 있다. 다만 양국은 공식적으로 양해각서 파기나 합의 탈퇴를 선언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