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시공사의 이주비 지원 경쟁이 서울 전세가격의 큰 변수로 떠올랐다. 내년 이주를 앞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자산가액의 100%까지 이주자금을 조달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놨고 고액의 이주자금 수요가 전세가격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약 2100명의 실거주 조합원을 대상으로 최대 20억원 규모의 이주자금 조달 방안을 안내했다. 조합원이 보증금 20억원짜리 전셋집으로 이주할 경우 기본 이주비 6억원에 시공사 보증을 통한 추가 이주비 14억원을 더해 전세보증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현재 잠실주공5단지는 총 3930가구 규모로 조합은 내년 3분기 이후 이주를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용 84㎡의 종전자산평가액이 약 40억원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고액 이주비를 활용할 여유가 생겼다. 최근 강남 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들이 높은 수준의 이주비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압구정5구역은 현대건설이 담보인정비율(LTV) 100%, 신반포19·25차는 삼성물산이 LTV 100%를 제시했다. 개포우성7차의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은 추가 이주비 LTV 150%+α를 제안했다. 이밖에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150% 수준의 이주비 대여 조건을 제안한 바 있다.
재건축 사업이 이주 단계에 들어가면 조합원들은 새로운 전셋집을 찾아야 해 매물 부족도 심해진다. 이는 전셋값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특히 잠실·강남·서초 등에서는 학군과 직장, 생활권을 이유로 기존 지역에 남으려는 이주 수요가 많아 이주 수요마저 겹치면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수도권 전세 매물은 3만5483건으로 1년 전보다 27.5% 감소했다. 잠실르엘·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파크리오·레이크팰리스 등 7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지난 19일 기준 528건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수요가 집중된 전용 84㎡대는 약 310건이다.
전세매물 부족에 전세값은 한 달만에 3억이 넘게 뛰는 상황이다. 잠실엘스 전용 84㎡ 전세는 8월 말 11억7600만원에 거래됐으나 9월 말 14억원까지 뛰었고 지난 10일 15억원에 계약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잠실주공5단지 조합원들이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기 위해 인근 신축 등을 찾으면서 전세 매물 부족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며 "전월세 가격에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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