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안과 양도소득세 조정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집값을 잡는 데 도움 되지 않고 전월세 가격을 올려 무주택자를 불안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공급 예정인 공동주택 규모와 용산어린이정원 내 주택 건설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1만가구, 서울시는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상향조정과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를 조건으로 8000가구 이하만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6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에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 주거 불안, 세제로 잡을 수 있나?'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에는 시민과 공인중개사, 부동산 전문가, 학계 교수들이 참석해 세제개편안, 전월세 불안, 주택공급 방안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전달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 정책에 대해 "집값을 제대로 잡지도 못하면서 전월세만 올리는 문제를 낳는 것은 아닌지 가슴이 답답해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으로 변경하고 고가·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높였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해, 비거주자의 혜택을 줄였다. 65세 이상 1주택자가 5년 이상 거주한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6개월 내 비수도권으로 이주 시 양도세 감면율을 2027년 50%(5억원 한도) 2028년 30%(3억원 한도)로 높였다가 내리기로 했다.


오 시장은 "사람은 누구나 살던 곳에서 노후를 맞이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현금 흐름이 나쁘다고 집을 팔아 이사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하며 "주거 안정의 명목으로 국민의 행복 추구를 침해하는 정책은 공감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용산어린이정원 이어 용산공원 주택공급 반대 예고

최근 논란이 된 용산어린이정원 내 주택공급 방안에 대해 오 시장은 녹지 보존 등 후대를 위한 책임을 강조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의 일부에 조성, 2023년 5월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향후 용산기지 전체가 국내 정부로 반환될 예정이어서 주택공급에 대한 정부·정치권의 논쟁과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반환 부지는 2022년 정부 발표 기준 140만㎡로 여의도(290만㎡) 면적의 절반 수준이다.

국토부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라 인근 용산국제업무지구에도 1만가구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인허가, 사업시행 인가 권한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서울시에 있다. 변경 시 교통·교육 등 기반시설 재검토로 2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 국토부의 경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지분을 통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용적률 상향, 학교 부지 이전 검토 등을 추진할 수 있어 토지 소유자와 인허가권자의 분리에 따른 권한이 대립하고 있다.

오 시장은 "도심 시민 공원의 녹지 유지는 시장의 의무"라며 "후대에 물려줘야 하는 책임을 중앙·지방정부가 느껴야 한다. 용산어린이정원 내 주택공급은 일부도 동의할 수 없다"고 잘랐다.

전세 불안 따른 무주택자 보호 문제 대두

이날 토론에서 여러 전문가들은 정부에 전세 보호 대책을 요구했다.

정재훈 단국대 교수는 "비거주 주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집주인이 거주 목적으로 세입자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 도심 임차 수요가 증가하고 전월세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공공임대가 수요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민간임대 사업자를 배려하는 인센티브 장치가 필요하다. 복잡해진 보유세 구조의 예측 가능성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지해 HDC랩스 리서치랩장은 "이재명 대통령께서 똘똘한 한 채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규제로 인해 '덜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움직이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2019년 이후 가구 분화 속도가 빨라졌고 연간 공급 증가 규모는 37만가구, 27만채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돼 전월세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서울 임차가구 비율은 55%, 뉴욕은 70%에 달하는데 이유는 젊고 일해야 하고 집은 좁아도 월세·전세 주택에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살기 힘든 도시가 된다. 자산 계층만 들어오게 되어 주택시장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