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행정 검증 과정에서 촉발된 김병지 부회장(강원FC 대표이사)과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간의 갈등이 가족사와 사생활을 겨눈 맞폭로전으로 번지면서 국회의 경고까지 나왔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달 국회 청문회에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세금으로 비즈니스석을 타고 멕시코 칸쿤 휴양까지 다녀왔다"며 축구협회 관계자들의 해외 출장을 지적한 데서 시작됐다. 당시 참고인이었던 박문성 위원은 유튜브 채널 '달수네라이브'에 출연해 관련 외유성 출장 의혹을 다뤘다. 지난해 강원FC 유소년 선수들의 영국 런던 연수 과정에 김 부회장이 자신의 아들을 사적으로 포함했다는 의혹까지 재차 언급했다.
이에 김 부회장은 해당 영상이 자신의 화면을 교차 편집해 자신을 칸쿤 외유 당사자로 오인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소년 연수 논란은 사과하면서도 "태어나서 칸쿤은 가본 적도 없다"며 박 위원 측이 악의적 편집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문제는 양측의 대립이 명예훼손이나 사실관계 진위 공방을 넘어 감정적인 사생활 파헤치기로 격화했다는 점이다. 김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박 위원을 향해 다수의 역공성 질문을 던지며 전면전에 나섰다. 그는 박 위원이 과거 대한축구협회 취재 기자 시절 법인카드로 결제된 식사 및 2차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없는지, 숭실대학교 축구부 감독 선임 과정에 부적절하게 관여했는지 등 협회 및 인선 관련 의혹을 따져 물었다.
나아가 김 부회장은 박 위원의 딸이 중학교 재학 중 캐나다 유학을 떠나게 된 경위를 밝히라 요구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며 축구를 정치적 발판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사적 의혹까지 제기했다. 축구 행정 검증이라는 공적 본질을 벗어나 자녀 문제와 개인사까지 도마 위에 올린 셈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김 대표는 그냥 수사를 받으면 된다"고 반박하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말을 아꼈다.
공적 검증 본질 흐리는 사생활 폭로…국회 "참고인 사후 압박·불이익 안 돼"
두 사람의 설전이 폭로전으로 비화하며 격화하자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 의원은 문체위 전체 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번 사태를 언급했다.
김 의원은 "개인 간의 공방에 개입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국회에 출석해서 공적인 사안에 대해서 증언하고 의견을 밝힌 참고인이 발언을 이유로 사후적인 압박이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 행정 파행과 비위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국회 증언이 개인을 향한 보복성 공격으로 변질하는 현상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축구계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갑다. 대한축구협회의 체질 개선과 투명한 행정 시스템 구축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에, 협회 고위 임원과 영향력 있는 해설위원이 본질에서 벗어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공적 검증과 사생활 침해의 경계선이 무너졌다는 지적 속에 정치권의 경고 메시지가 향후 진행될 법정 공방과 양측의 추가 대응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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