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여론조사가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대통령 지지율의 등락 추이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럼에도 한때 60%에 근접하던 대통령 지지율이 어느덧 40% 수준에 이르고 있어 정부·여당은 당혹감은 아니라도 긴장감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통령 취임 초 높은 지지율은 사실상 계엄 정국으로 인한 구여권 지지층의 이탈에 따른 반사적 이익과 새 정부에 대한 일정 수준의 정서적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집권 초기의 지지율은 일정 기간 이어질 뿐이고 국민들의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변동의 진폭이 커지기 마련이다. 역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분출하는 국민적 기대 욕구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상반되는 국민적 욕구를 조율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양상이다.
분명한 것은 집권 여당이 국민의 최소한의 보편적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어떻게 설계하고 추진하는지, 그리고 다양한 기대 욕구의 우선순위를 어떤 과정을 거쳐 조율하는지가 지지율 추이의 관건이 된다는 사실이다. 선거 승리 저녁의 축포는 잠시뿐이다. 당선 후 집권의 실질적 정당성을 확립함으로써 기본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마저도 가혹하리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깊이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정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해야 하는 책무는 현 집권 여당의 몫에 국한되지 않고, 대다수 국민이 염원하는 최소한의 '바람직한 정부'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원론적 수준에서나마 몇 가지 고언을 제안한다.
첫째, 앞으로 남은 4년 미만의 임기 중 실행하고자 하는 개혁의 밑그림을 조속히 완결해야 한다. 지역 균형 발전, 주택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 경제적 양극화 해소 등 새로운 차원의 주요 정책 결정에 있어 정부 스스로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에 집착하지 않고 '객관적'·'상대적' 기준에 의거해 새로운 정책의 내용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 최종 정책 방향이 치밀한 여과 과정을 거쳐야 일방적 선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지고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문제만 하더라도 상당수 국민의 이의 제기를 감안해 시간을 갖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긴요했다. 이러한 노력이 결여된다면 후일 새로운 사회적 비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둘째, 당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그동안 제기되어 온 문제점을 전체의 틀 속에서 진단하는 '종합적 접근' 자세가 긴요하다. 자칫하면 부분적인 문제점을 치유하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해당 제도의 뿌리와 존재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부분적 문제점의 치유에 집착하여 기존 시스템이 내포하고 있는 존재 가치가 우선순위에서 배제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차기 선거를 위한 정치적 목표를 후순위로 전환하는 용기가 요구된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노력이 진정성 있게 표출될 때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집권당의 기반이 되었던 일부 계층이나 특정 지역의 입장이 보편적 이익의 한 축을 형성한다고 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정책 결정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원숙한 자세가 중요하다.
넷째, 여권은 야권을 정치적 동반자로 존중하며 인내와 포용의 자세를 배가해야 한다. 야권이 공격 모드를 취하더라도 이를 야권의 존재 의미를 표출하는 것으로 이해하면서 경청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최종 결정의 공감 영역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강자와 약자가 마주쳤을 때 강자의 이해와 포용은 어쩌면 강자의 책임일 수 있다. 그래야만 공동체의 존재 가치는 높아지고 정부의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자부심은 선순환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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