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소규모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서울시장에서 구청장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에는 ▲주택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이미지 확보 ▲민주당 주도의 주택공급 성과 창출 ▲오 시장의 도시계획 권한 선제적 축소 등 세 가지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서울의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정비구역 지정 권한 등을 서울시장에서 구청장 등 기초단체장에게 이양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민주당이 현재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행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행 도시정비법 제8조는 정비구역 지정권자를 서울시 등 광역단체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치구청장은 정비계획을 입안해 서울시장에게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는 구조다. 권한 이양이 이뤄지려면 이 같은 지정권자 규정을 손봐야 한다.
서울시 내 500가구 이하 정비구역은 193개소, 48만4000가구에 달한다. 당정은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자치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사업 초기 행정 병목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안을 "위험천만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부터 조합 설립·심의·착공까지 9개 단계로 진행되는데 이 가운데 서울시가 담당하는 것은 구역 지정 심의와 통합심의뿐이고 나머지는 이미 구청장이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국무회의에서 지적한 뒤 대통령도 총리에게 서울시장과 잘 논의하라고 했는데, 총리가 서울시장을 '패싱'하고 구청장들을 모아 건의를 받아 구체화하는 것을 보며 참으로 문제 있는 정부라고 생각했다"며 "서울시 도시계획 권한은 광역적 관점에서 나타날 부작용을 입체적으로 고려해 행사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고위당정협의회 직후 "서울시 구청장들의 요구를 종합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권한 이양을 통한 인허가 기간 단축을 위해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의 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인 가운데 자치구 권한 확대가 여당 소속 구청장들의 요구를 통해 본격화됐다는 점도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1. 주택 공급에 적극 나선다는 이미지
정부와 여당은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주택공급을 주도한다는 이미지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여당은 공공택지뿐 아니라 사업 속도가 빠른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활용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권한 이양을 통해 소규모 정비사업의 절차를 단축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는 것 자체가 주택 공급 성과를 부각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정부·여당으로서는 서울 주택 공급을 위해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치구에 권한을 넘겨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도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서울 도심 주택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실제 공급 확대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소장은 "현재도 소규모 정비사업은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부족으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곳이 많은 만큼 권한을 이양한다고 실제 공급이 많이 늘어날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정부·여당으로서는 서울 주택 공급을 위해 손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안을 동원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치구에 권한을 넘겨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도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서울 도심 주택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실제 공급 확대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소장은 "현재도 소규모 정비사업은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부족으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곳이 많은 만큼 권한을 이양한다고 실제 공급이 많이 늘어날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2. 민주당 주도의 공급 성과 만들기
자치구로의 권한 이양은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 당시 내세운 공약이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의 요구를 명분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해 자치구 차원의 정비사업 성과를 여당의 정책 성과로 연결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소장은 "서울시가 주도하는 것과 달리 자치구에 권한을 넘기면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이 직접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공급 확대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정치적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권한을 서울시에 남겨두기보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많은 자치구로 분산하면 여당이 주도적으로 공급 확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서울시가 주도하는 것과 달리 자치구에 권한을 넘기면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이 직접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공급 확대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정치적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권한을 서울시에 남겨두기보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많은 자치구로 분산하면 여당이 주도적으로 공급 확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3. 오세훈 도시계획 권한 선제적 축소
오 시장이 명태균 관련 재판에 대한 재판소원 등을 통해 정치적 활동 기간을 늘릴 가능성까지 고려해 정부·여당이 선제적으로 오 시장의 권한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오 시장이 향후에도 서울시의 도시계획 권한을 바탕으로 정부·여당과 정책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핵심 권한을 자치구로 분산해 서울시의 정책 주도권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번 방안은 행정적 실익보다 '오세훈 견제'라는 정치적 의미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구청장의 성향이나 행정 역량에 따라 오히려 사업 속도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권한 이양이 실제 사업 기간 단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자치구 간 개발 경쟁에 따른 난개발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용각 한양대 도시공학과 겸임교수는 "서울 전체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된 만큼 자치구별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 상위 도시계획과의 정합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정비사업은 서울 전체의 공간계획 차원에서 봐야 한다. 인력 부족이 문제라면 서울시의 심의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고 제언했다.
오 시장이 향후에도 서울시의 도시계획 권한을 바탕으로 정부·여당과 정책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핵심 권한을 자치구로 분산해 서울시의 정책 주도권을 약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번 방안은 행정적 실익보다 '오세훈 견제'라는 정치적 의미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구청장의 성향이나 행정 역량에 따라 오히려 사업 속도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권한 이양이 실제 사업 기간 단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자치구 간 개발 경쟁에 따른 난개발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용각 한양대 도시공학과 겸임교수는 "서울 전체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된 만큼 자치구별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 상위 도시계획과의 정합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정비사업은 서울 전체의 공간계획 차원에서 봐야 한다. 인력 부족이 문제라면 서울시의 심의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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