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사라진 밤. /사진=탐 출판사 펴냄


정전을 소재 삼아 에너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전기가 사라진 밤'은 청원국제중학교에 갑작스러운 블랙아웃이 벌어지며 시작된다.

수업은 비상 발전기로 겨우 진행되고 급식은 간식 빵과 우유로 대체된다. 하룻밤의 혼란 속에서 사회 이슈에 밝은 윤재, IT부장 민준, 밀리터리 마니아 주원, 분위기 메이커 지후, 탄소 배출에 예민한 현우, 지식이 풍부한 서연 등 여섯 청소년이 저마다 다른 시각으로 정전의 원인과 해법을 파고든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감 선생님이 이들에게 에너지 지식을 일러주는 조력자로 나온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전기가 만들어지고 흐르는 원리를, 2부는 기후 위기와 에너지를 둘러싼 오해를, 3부는 원자력추진잠수함과 인공지능(AI) 시대 에너지 로드맵을 각각 다룬다. 소단원마다 세계 정전 사고나 에너지 역사를 짚는 시사·역사 칼럼을 곁들였고 만화로 그린 프롤로그로 이야기를 연다.

특히 130~137쪽에 걸친 등장인물들의 토론 장면에서는 유럽과 한국의 탄소 감축 속도 차이, 재생에너지의 한계 등을 놓고 아이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책 속 아이들은 '왜 송전망 건설은 늘 갈등으로 번질까' '중동 전쟁이 왜 우리나라 경제까지 흔들까' '탄소 중립이라는 같은 목표를 둔 독일과 중국의 경제 성적표는 왜 극과 극일까' 같은 질문을 잇달아 던지며 안보·경제·환경·기술을 넘나드는 에너지 지식을 넓혀 간다.

저자 조재희 작가는 대원외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국경제신문을 거쳐 현재 조선일보에서 에너지·중화학공업·IT·유통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2025년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현장 취재 경험과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중학생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에너지 이야기를 소설 형식에 담았다.



출판사 측은 "에너지 지식이 송전탑 갈등이나 전기요금 인상 등 뉴스를 이해하는 배경지식이 되는 만큼, 이 책이 선악 구도가 아닌 현실의 눈으로 에너지를 바라보게 하는 첫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기가 사라진 밤/ 조재희 지음/ 탐 출판사 펴냄/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