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다음 날 서울시가 주한 외교사절과 국제관계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한반도 평화수도 서울'의 역할을 논의했다. 평화 안착을 위해 도시 간 교류와 국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들이 나왔다.
서울시는 21일 오후 2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글로벌 TOP3 도시 도약을 위한 한반도 평화수도 서울의 역할과 비전'을 주제로 '서울 글로벌 도시외교·평화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주한 독일·스웨덴·폴란드 대사, 국제관계 전문가와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서울이 평화수도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과 도시외교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계평화의 날은 평화와 비폭력, 국제협력과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유엔이 정한 기념일로 매년 9월21일이다.
이번 포럼은 북한이 전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잇달아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열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일 오후 3시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한 데 이어 오후 5시50분쯤 1발을 추가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2일 이후 8일 만이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18일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연합훈련 등에 반발하며 대응을 예고했다.
포럼에서는 반기문 전 총장이 '국제질서 변화 속 한반도 평화안보 전략과 도시외교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은 "도시 외교가 국가 외교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국가 간 관계가 어려울 때 시민과 시민을 연결하고 대화와 협력의 공간을 넓힐 수 있다"며 "서울이 전쟁의 폐허와 분단의 현실을 딛고 발전한 경험을 세계와 나누고 평화를 위한 협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의 재배치는 우리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해외 개방형 경제 체제인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견뎌낼 수 없고 북한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의 명분과 정당성도 상실하게 된다.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결코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성욱 서울시 평화통일기반조성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한반도 갈등을 넘어 평화로'를 주제로 토의가 진행됐다. 패널로는 ▲게오르크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 ▲칼-울르프 안데르손 주한 스웨덴대사 ▲바르토시 비시니에프스키 주한 폴란드대사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국제학과 교수 ▲김숙 전 유엔대사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이 참여했다.
패널들은 정치적 합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화와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슈미트 대사는 "분단 시절 동독과 서독 간 소통의 통로를 열어두려 했고 대치 상황에서도 인도주의적 문제를 국경과 영토를 넘어 바라보려는 노력이 있었다며 "대학 교류를 비롯한 다양한 인적 교류가 서로에 대한 편견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울도 도시 간 파트너십과 시민 교류 등을 통해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데르손 대사는 "강한 안보가 외교를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분쟁을 억제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보와 대화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울도 교육·문화·비즈니스·기후·인프라·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채널을 열어 상호 이해를 높이는 방식으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국제도시 네트워크를 활용해 위기관리와 인도적 협력, 청년 교류 등 남북 대화의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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