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서울시 등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세금 1682억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1·2심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한 데 이어, 이를 다시 심리한 서울고법도 정부 측 손을 들어주면서 론스타는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16-1부(재판장 정재오)는 22일 론스타펀드 등 9개 법인이 한국 정부와 서울시, 강남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정부 측 손을 들어줬다. 소송 비용도 론스타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이 분쟁은 론스타가 2002년부터 2005년 사이 외환은행과 극동건설, 스타리스 등에 투자한 뒤 지분을 처분해 막대한 배당금과 시세차익을 얻은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외환은행 등은 '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론스타에 배당금을 지급하며 관련 세금을 미리 떼어 정부에 냈다. 이를 원천징수라고 한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론스타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사업했다고 판단해 8000억원대 세금을 추가로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이 미리 납부한 세액은 추가로 부과된 세금의 일부를 납부한 것으로 처리됐다. 론스타는 과세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17년 10월 국내 고정사업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과세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론스타가 직접 납부한 세금 약 288억원을 돌려줬지만, 금융기관들이 대신 원천징수해 납부한 세액의 환급은 거부했다. 이에 론스타는 1535억원을 돌려받아야 한다며 2017년 12월 정부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냈다. 같은 취지로 취소된 지방세도 되돌려받아야 한다며 2018년 1월 서울시와 강남구를 상대로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 재판부는 론스타 측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세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원천징수된 세액이 법인세에서 공제·충당됐던 만큼 법인세 처분이 취소됐다면 정부와 서울시, 강남구가 총 1682억원을 론스타에 돌려줘야 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대법원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졌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세금의 환급청구권은 론스타가 아니라, 돈을 직접 납부한 외환은행 등에 있다고 봤다. 세금 취소에 따른 반환 주체를 엄격히 구분한 것이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 같은 대법원 판단을 그대로 적용했다. 금융기관과의 내부 합의로 환급청구권을 넘겨받았다는 론스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번 승소로 법인세 약 1530억원과 지연손해금 등을 합쳐 총 2800억원 상당의 국고 유출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측은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쟁점의 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국익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론스타 측은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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