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민주당 박균택 의원과 양부남 의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균택(왼쪽) 의원과 양부남 의원이 지난 20일과 22일 각각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두 달 째 공석인 법무부 장관 후보로 민주당 박균택 의원과 양부남 의원 등 두 명의 검찰 출신 의원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모두 고검장을 지낸 친명계 초선 의원으로 검찰 조직과 수사 체계에 정통하다는 점에선 전문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대응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공통점이 있어 법무행정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박 의원은 백현동∙대북송금 사건 등에서 대통령 측 변호인으로 활동했고,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는 "당연하다"고 말해 왔다. 양 의원 역시 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대응을 총괄한 인물이다. 둘다 민주당 '공소취소 모임' 소속으로 활동했다. 앞서 김승원 장관 후보자는 신약 임상시험과 관련한 승인 청탁 의혹 등으로 낙마했다. 김 후보자 역시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를 주도한 인사로 지목돼 집중적인 검증 대상에 올랐고, 그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결국 자진 사퇴했다.



장관 인선이 또다시 공소 취소 논란에 휘말려 표류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새 법무부 장관은 정치적 논란에 매몰될 여유가 없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은 퇴임 직전 형사소송법이 "빛의 속도로 개정됐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임사에서도 시행 후 드러날 문제를 신속히 개선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임 장관의 우려가 현실이 된 지금, 새 장관의 과제는 분명하다. 사건 처리 지연부터 막고, 혼란스런 절차를 손질하는 것이 급선무다. 새 법무부 장관마저 공소 취소 논란에 발목이 잡힌다면 형사사법체계의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

현장에선 이미 사건 처리를 둘러싼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출범하고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업무 체계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탓이다. 민원인들이 중수청과 경찰서에 동시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한다. 자신의 사건이 중수청 수사 대상인 7대 범죄에 해당하는지 일반 시민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증거를 제출하려고 공소청을 찾았다가, 다시 경찰서로 향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방 공소청의 한 검사는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사건 관계인들이 매일 서류를 제출하러 찾아오고, 직원들은 자료를 받아도 되는지 묻는다'며 현장의 혼선을 토로했다. 그 사이 혼란의 부담은 고스란히 사건 당사자인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혼란을 수습하는데 중심 역할을 해야 할 법무부 장관 자리는 아직도 비어있다.

따라서 이번 장관 인선의 기준도 분명하다. 새 형사사법체계의 혼란을 수습할 역량과 법무행정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인사를 지명해야 한다. 마땅한 후보를 찾기 어렵다고만 할 게 아니라 내편 네편의 진영을 넘어 후보군을 넓힐 필요가 있다. 끝내 지명을 강행하더라도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지금 법무부에 필요한 것은 대통령 사건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릴 장관이 아니라, 국민의 사건을 책임질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