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함께 일했던 인사들의 공공기관 진출이 국정감사에서 계속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류, 면접 심사에서 중하위권 평가를 받고도 기관장 등 중책을 맡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해당 기관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인사도 여럿이다. 공기업·공공기관에 대한 이른바 '경기·성남 라인' 내리꽂기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6월 임명된 이병우 마사회 부회장은 경기도청 공무원 출신으로, 이 대통령이 지사 시절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 단장으로 발탁돼 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 등을 주도했다. 이 부회장은 5월 상임이사 공모에서 서류심사를 통과한 지원자 12명 중 6등, 면접심사에선 8등으로 평가되고도 3명이 뽑힌 상임이사에 들었다. 면접 점수가 85.6점으로 99.4점을 받은 1위와 차이가 큰데도 3명의 상임이사 중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지원서에는 말 산업과의 인연에 대해 "2024년 두 달간 10회 승마 레슨을 받았다"고 썼다.
경기 광주시의원을 지낸 이현철 한국석유공사 상임감사는 면접자 6명 중 4등이었지만, 올해 3월 임명됐다. 이력서에는 "녹색연합 국장으로 환경·안전·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을 감시하며 국가적 위험 요소를 분석했다"고 적었다. 4월 취임한 유정표 한국가스공사 상임감사는 경기도 청렴자문위원 등을 지낸 인사다. 2019년에 당시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 탄원서를 낸 적이 있다.
앞서 성남시에서 이 대통령과 시민단체 활동을 함께 했고,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결혼식 주례를 봤던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서류·면접 심사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받고도 임명돼 화제가 됐다. 경기·성남 라인 핵심으로 꼽히는 김 실장의 남편이 지분을 가진 6명 규모 세무법인은 주요 금융지주 계열 캐피털 회사 두 곳의 사외이사와 조세심판원 심판관을 잇따라 배출하기도 했다. 5월에는 변호사 출신 김성진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자격심사 없이 선임됐는데, 경기·성남 라인인 김용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과 친분이 있다고 한다.
청와대와 정부가 기관장 인사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공공기관 수는 340곳이 넘는다. 작년 공공기관 355곳이 지출한 금액은 약 965조 원으로 정부의 총지출 684조 원보다도 훨씬 많았다. 이렇게 막대한 돈을 주무르고, 높은 보수가 보장되는 공공기관의 중책에 통치권자가 어떤 인사를 쓰느냐를 보면서 국민은 정부의 투명성 수준을 판단하게 된다.
공직 수행에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무시한 '내 편 챙기기' 인사가 계속된다면 국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는 인사들을 질책한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도 친소관계에 따라 다른 잣대로 적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야가 십수 년째 국회에 발의만 해놓고 논의는 뒷전으로 미뤄온 '공공기관 낙하산 방지법'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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