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이 떨어진 카드사의 고민이 커진다. 정치권 요구로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가 꾸준히 깎인 데다 금리까지 오르면서 돈을 빌려 오는 비용이 불어난 탓이다. 빠듯해진 살림을 메우려 카드사들은 대출을 늘리고 회원 혜택을 줄이거나 연회비를 올리는 식으로 버티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10년 전인 2016년보다 16.6% 느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 순이익은 2.5배가 됐다. 카드사 순이익은 2016년 4대 은행의 3분의 1을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6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4대 금융그룹 순이익에서 카드 계열사가 차지하는 몫도 2015년 19%에서 지난해 6%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다.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사가 가게에 결제 대금을 먼저 치러주고 한 달 뒤 회원에게 돌려받는 대가로 떼는 돈이다.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자는 정치권 요구에 수수료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5차례 인하됐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12년 이전 약 4.5%에서 현재 0.4%가 됐다.
금리 상승도 짐이 됐다. 예금을 받지 못하는 카드사는 채권(여전채)을 찍어 자금을 마련하는 만큼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곧바로 커진다. 8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2021년 1조9336억원에서 지난해 4조5872억원으로 2.4배가 됐다. 지난해 10월 말 연 2.99%였던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5일 4.64%까지 올랐다.
살림이 빠듯해진 카드사들은 먼저 대출로 눈을 돌렸다. 카드론 수익은 2019년 3조9119억원에서 지난해 5조3053억원으로 불었다. 비용을 아끼려 부가 서비스 혜택 축소와 연회비 인상 등의 조치를 취했다. 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에서 2024~2025년 발급이 중단된 카드는 1120종에 이른다. 그 사이 연회비로 버는 돈은 늘었다. 8개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2014년 5727억원에서 지난해 1조5317억원으로 2.7배로 늘었다.
연회비 수십만~100만원대 프리미엄 카드 출시가 이어지는 것도 이같은 흐름에서 진행됐다. 삼성카드는 지난 22일 연회비 100만원 카드를, 현대카드는 지난달 80만원짜리 카드를 내놨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고액 연회비를 낸 회원은 본전을 찾으려 한 카드에 결제를 몰아주게 되고, 이는 카드사가 점유율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된다고 분석했다.
배진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카드업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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