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2008년 2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보험 하나 들어놓은 것이 없어서 우리 가족은 남겨진 재산이 하나도 없어 장례를 치르기도 벅찼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홀로 계신 어머니를 위해 생명보험을 가입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제가 사업에 실패해 채무가 1억원이 넘자 어머니도 많이 힘들어 하셨고 우울증에 시달리시다가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신다며 소주를 사들고 아버지 산소에 거의 매일 다녀오셨습니다. 며칠 전 어머니는 저의 핸드폰으로 ‘그동안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죽어서도 너를 잊지 않으마. 행복해라’ 라는 문자를 보내왔고, 놀란 저는 119에 신고했으나 어머니는 아버지 산소 근처에서 새벽 3시에 돌아가신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저체온사 추정’이라고 돼 있으며 제가 생각하기에는 어머니가 제가 사업실패로 힘들어하자 어머니의 보험금이라도 제게 남겨주시려고 자살을 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보험회사에 사망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가입 후 2년 이내에 자살한 경우에는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머니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요?
A : 생명보험회사의 약관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고로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그러나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라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사실이 증명된 경우와 계약의 보장개시일부터 2년이 지난 후에 자살한 경우와 자신을 해침으로써 장해분류표 중 동일한 재해로 여러 신체부위의 장해지급률을 더하여 80% 이상인 장해상태가 되었을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질문자의 어머니가 보험계약 후 2년 이내에 사망한 경우이므로 ①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인지(자살인지) ②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라도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인지의 여부가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먼저 판례는 보통보험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 보험자(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위 면책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있는 바, 이 경우 자살의 의사를 밝힌 유서 등 객관적인 물증의 존재나 일반인의 상식에서 자살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명백한 주위 정황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사안의 경우 자살의 의사는 있었다고 보이고 자살의 의사를 밝힌 문자메시지 등 객관적인 물증은 있다고 할 것이나,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밖에서 잠을 자다가 저체온사로 사망한 사정을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즉 어머니가 자살을 결심하고 아버지의 산소를 찾아갔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체 주변에 농약이나 독극물, 밧줄 등 자살도구가 발견된 것도 아니고 울적한 마음에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의식을 잃고 잠을 자다가 저체온사로 사망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자살이 아닐 가능성 또한 있다고 하겠습니다.
두번째로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평소에 우울증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극도로 흥분되고 불안한 심리상태를 이기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정신적 공황상태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경우가 아닌 한 이런 사정은 잘 인정되지 않습니다.
질문자 어머니의 경우 이러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고 어머니가 스스로 죽음의 결과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일부러 술을 마시고 잠이 든 것일 수도 있을 것이나 이것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사망 당시의 모든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질의하신 내용으로만 보자면 질문자의 어머니는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질문자는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