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가 세운 위나라의 명신인 유소(劉邵)가 쓴 인사 교과서 '인물지'는 조조의 능력주의를 포괄하면서 다양한 인물들을 판별해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용인(用人)과 지인(知人)술을 집대성한 책이다. 중국의 역대 황제 중 최고의 통치술을 인정받았던 당 태종 이세민과 강희제, 주원장이 인사 교과서로 삼았던 인물지는 인사에 관한 철학과 기술을 모두 배울 수 있는 시대를 넘는 고전이다. 이러한 원전 인물지의 현대적 해설과 함께 중국 고대 상ㆍ주 시대부터 명ㆍ청시대의 인물까지 약 100여명의 중국 영웅들을 용인과 지인술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인물지>가 출간됐다.

인물지의 저자 유소가 활동했던 시기는 조조, 손권, 유비가 활약한 <삼국지>의 시대다. 유소는 조조의 능력주의를 다루면서 그보다 더 체계적인 체제를 만들어냈다. 그는 다양한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원리들을 정리해냈다. 인물지는 사람의 타고난 재질은 모두 다르고,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구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올바른 인사'를 위해서는 재질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인재를 배치할 것을 시종일관 강조한다.

오늘날에도 훌륭한 리더의 조건으로 업적 달성 능력, 조직 운영 능력과 더불어 인재 육성 능력을 꼽는다. 즉 인재 없이는 목표한 업적도, 안정된 조직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인재를 올바로 인식하고 적재적소에 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리더들이 고민하는 과제다.

저자는 인물지의 원전 독해와 함께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인사'를 살펴보고 있다. 인물지는 황제와 그 하위의 인사권자를 위해 도식적이라고 할 만큼 자세하게 인물 파악 방법을 설명해 놓았다. 인물의 특징, 그 인물을 간파하는 법, 인사권자의 자질, 그리고 인재 자신이 경계해야 할 일까지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인물지의 중심은 인성론이고 절반은 조직론이다. 즉 조직에는 어떤 인재가 필요하며, 그 인재들의 본성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파악하느냐가 핵심이다. 그러나 저자가 본질적으로 더 강조하는 것은 인성론이다.

저자는 인물지의 인성론을 가지고 한권의 계통성 있는 작은 인물사를 만들 생각을 했다. 인물지의 각 항목과 부합하는 중국 역사상의 고사들을 취합해 계통성 있게 만들어 냈다. 또 인물지 각 편의 고사들을 당시의 사회상에 맞춰 배열하고 분석했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의 사례를 통해 현재의 교훈을 얻고자 함일 것이다. 인물지가 이야기하는 지인과 용인의 기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올바른 인사의 요체를 알려주는 훌륭한 교과서다. 이 책을 통해 어떤 인재가 되고,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는 각자 처한 현실에 따라 과거 역사를 거울 삼아 창조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박찬철 지음 /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2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