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강남불패' 신화. 부동산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강남불패 신화를 믿는 사람들이 많다. 강남불패 신화는 과연 영원한 것인가? 시도 때도 없이 강남불패 신화는 존재하는 것인가?

강남지역이 다른 지역과 가격에서 차별성을 갖는다는 뜻은 이 지역에 대해 일종의 ‘입지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8학군을 대표하는 우수한 교육이나 교통, 쇼핑 등 편의시설, '신분재'로서의 상징, 커뮤니티 등은 다른 지역에 비해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하는 요인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프리미엄 재화 구매는 웃돈을 지불하는 행위다.
 
강남지역에서 입지에 대한 프리미엄은 활황기에 항상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붙고, 경기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침체 기간에도 유효하다. 특히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시세의 강한 믿음이 형성되는 대세 상승기에는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 과정에서 강남 재건축을 사서 대박을 터뜨린 신화들이 이야기(story)를 통해 전염된다.

'강남 아파트를 사서 큰돈을 벌었다더라'라는 소문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사람들은 마음이 급해진다. 더 오르기 전에 사야겠다는 조급증이 팽배해진다. 프리미엄을 노린 투기적 수요가 몰려들고 가격이 부풀려지기 시작한다. 이른바 시장 고평가현상(오버슈팅)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오버슈팅이 나타나더라도 시장이 대세 상승기일 때에는 정부 규제책 등에 따른 충격이 있어도 일시적이다. 조정을 약간 받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금세 시세가 회복된다.

그러나 강남불패 신화는 영원하지 않다. 부동산시장 외부로부터 예상 밖의 쇼크가 왔을 때 불패 신화는 무너진다. 1997년 IMF 관리체제로 들어갔던 외환위기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쇼크가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을 때 강남불패는 없었다.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더 많이 떨어졌다.

위기로 시장이 충격에 빠지면 가격은 평균 가격으로 회귀 또는 수렴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실수요 못지않게 투기적 수요가 몰리는 시장에서는 오히려 그동안 붙었던 웃돈이 급락하는 사태로 이어진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송파구 잠실동 장미아파트는 고점(2006년 11~12월) 대비 48% 폭락했다. 강북에서 투기적 수요가 많지 않은 광진구 광장동 일대에는 10~20% 정도 떨어진 것에 비하면 강남지역이 얼마나 심한 변동성을 갖고 있는 지 보여준다. 외환위기 당시 일산보다는 분당 아파트값이 더 많이 떨어졌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위기가 오면 과도하게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 곳에서 집주인들은 걱정 속에 조바심을 갖는다. 위기에는 대체로 금리 급등 같이 금융시장이 경색되거나 고용 불안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그동안 시세차익을 겨냥하고 은행에서 돈을 많이 꾸어 투기대열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거의 공포상태가 된다. 집을 팔기 위해 '하한가'로 내놓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수요자들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붕괴되는 순간이다.

요컨대 강남불패 신화는 가격이 오를 때만 영원한 법이다. 만약 가격이 떨어진다면 그것도 외부 충격에 의해 가격이 폭락할 때에는 오히려 ‘강남불패(不敗)' 신화는커녕 ‘강남필패(必敗)' 신화가 나타난다. 그만큼 대중들에서 형성된 그릇된 맹신은 위기 때는 속절없이 무너지는 거품과도 같은 것이다.